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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식생의 정의

‘곶자왈’이란 무엇인가? 제주어 사전을 보면 곶자왈은 순수한 제주어로서 가시가 많은 덤불이나 잡목림이라 정의되어 있다. ‘자왈‘이나 ’곶‘으로도 불리며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곶자왈은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통상적인 잡목림과는 엄연히 구분되며, 곶자왈을 구성하는 식생은 생태학적으로는 이와 많은 차이가 있다.

제주도 곶자왈 식생은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용암지대에 분포하는 독특한 숲을 말한다. 식물사회학적으로 난 온대림에 속하지만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식생 중에 하나이다.

곶자왈 식생의 특징

제주도의 곶자왈은 한라산을 기준으로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교래, 선흘, 송당을 비롯하여 화순, 저지 등 한경면 일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는 거의 모든 숲과 초지를 어우른다. 예전부터 이곳은 땅이 척박하여 농토로 이용되지 못했고, 방목을 하여도 효율성이 떨어져 이 지역 사람들에게 불모의 땅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학계에서는 이러한 곶자왈의 생태적 가치를 재평가해야한다는 지적이 새롭게 일고 있다.

지질학적으로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용암은 아아(Aa) 용암 또는 파호이호이 용암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제주도 용암지대는 점성이 커서 표면이 거칠고 분출당시부터 크게 쪼게진 ‘곶자왈 용암’이 중산간 지역에 넓게 분포하여 일반적인 용암지대보다는 식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곶자왈 용암지대라 할지라도 토양의 발달이 빈약하고 표층은 물론 심층까지도 크고 작은 암괴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선구 식생조차 쉽게 정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식생 천이 속도가 느려 지금과 같은 숲으로 발달하기까지는 장구한 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제주도 곶자왈에는 난대림과 온대림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숲이 형성되어 있고 식물종 다양성 면에서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한라산 숲과 비교할 만다. 특히 천량금을 비롯하여 개가시나무, 방울꽃, 큰톱지네고사리, 쇠고사리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는 종이기도 하다.

이처럼 용암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식물상이 곶자왈에 서식할 수 있는 것은 좁은 지역 내에서도 함몰지나 융기된 지역이 많아 지형변화가 심하여 미기후가 발달한다는 점이다. 곶자왈 중에는 함몰지와 함몰지 사이에 동굴이 연결되거나 지하 깊은 곳까지 암반층이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지역은 주변의 외기 온도와는 달리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유지될 수 있어 남방계와 북방계식물이 공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또한 함몰지인 경우에는 광량이 적고, 바람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시원하면서도 공중습도는 높아져 다양한 초본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낸다. 곶자왈의 바위층에는 항시 이끼가 자라고 습도가 높은 지역에만 무성하는 양치식물이 무리를 이루며 특히 착생식물이 지면을 덮는 현상은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이다. 물론 곶자왈의 바위층이 햇빛에 직접 노출되어 있거나 융기된 듯한 곳에서는 건조에 강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더욱 곶자왈의 종다양성을 높인다.

그리고 곶자왈 식생은 일반적인 식생과는 달리 몇가지 점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첫 번째로 곶자왈에는 남방계와 북방계식물이 공존한다. 곶자왈은 기후적으로 난대 중부에서 온대 남부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난대 남부나 심지어 아열대지역에서 서식하는 천량금을 비롯, 탐라암고사리, 주름고사리, 개톱날고사리 등 남방계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식물은 대부분 제주도 최남단인 섶섬이나 천지연에서 분포하는 종류이지만 천량금은 곶자왈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아열대 식물이다.

또한 곶자왈에는 한라산 표고 1000m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 좀고사리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최북단 두만강이나 압록강에까지 서식하는 골고사리, 큰지네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이 군락을 이룬다.

두 번째로 곶자왈 식생의 천이는 매우 느리며 특히 교란에도 둔감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난대성 양수림인 팽나무- 때죽나무 군락은 억새와 같은 초원을 비롯하여 칡과 같은 덩굴식물은 물론 음수에 해당하는 녹나무과 참나무과 식물이 치수가 발생하는 등 역동적으로 종의 인입과 사멸 등이 이루어지지만 곶자왈의 팽나무-때죽나무 군락은 종의 변화가 거의 없고 음수인 유묘 역시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태풍 등에 의해 곶자왈 숲이 부분적으로 교란되어도 하층 식생의 변화 폭은 매우 적다.

세 번째는 곶자왈에서는 착생식물이 지면을 뒤덮는다 점이다. 토양이 어느 정도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착생식물은 매우 한정적으로 분포하고 대신 땅에 뿌리를 내리는 지생식물의 우점한은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곶자왈은 대부분 토양의 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착생식물이 우점하는 것이다. 금산공원과 산양곶의 밤일엽 군락, 저지곶의 더부사리고사리 군락이 대표적이다.

네 번째는 곶자왈에 자라는 나무 뿌리는 기이한 형상을 한다는 거이다. 보통 곶자왈에서는 공중습도는 높지만 표토층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나무 씨앗은 바위틈이나 심지어 바위 위에서 발아한다. 따라서 곶자왈의 나무들은 성장속도가 매우 느리고 특히 발아한 나무는 보다 깊은 토양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길게 발달하는데 대부분의 뿌리는 바위사이로 드러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천선과나무, 팽나무, 때죽나무 등의 고목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나출된 나무뿌리의 굵은 부분은 둥글게 성장하지 않고 길고 편평하게 발달하는 것이 열대우림속에 자라는 나무의 판근처럼 보인다. 이것은 심근이 발달할수 없는 곶자왈의 나무가 바람에 의해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할 수 있게 적응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곶자왈은 선태식물과 양치식물의 보고다. 선태식물은 국내에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연구된바가 없어 곶자왈에서 그 종류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탐사해본 바에 따르면 그 종류는 대단할 것으로 판단되며 양치식물 또한 미기록식물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최근에 곶자왈에서 발견된 것으로는 제주고사리삼, 큰톱지네고사리, 큰개관중, 탐라암고사리, 큰우단일엽, 창고사리 등 10여종에 이른다. 희귀한 양치식물 자원은 국내 학계에서조차 연구하는 학자가 없고 보존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도체 및 각종 개발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태다. 특히 앞으로 중산간 지대에 대한 개발이 집중돼 있어 이에 대한 보존대책이 시급하다. 수만년을 살아온 귀중한 생명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사라질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곶자왈 식생은 여러 가지 생태적 측면에서 일반적인 숲과 구분되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우리의 자원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곶자왈은 석탄연료를 주로 쓰던 1970년대 이전까지만 제주도 중산간 지대의 민가와 방목을 위한 초원 등과 매우 인접해 있어 땔감을 구하기가 쉬웠던 장소 중에 하나이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숯 터의 규모를 보거나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곶자왈에서 대대적으로 숯이 만들어졌다고 추정되고 있으며, 더욱이 양질의 숯을 위해 30~40년 주기로 정기적으로 나무를 벌채해야 했다. 이러한 인간의 간섭이 수백 년 동안 반복되면 결국 소나무처럼 맹아력이 약한 나무는 고사되며 대신 맹아력이 뛰어난 상록성 참나무과 식물을 비롯하여 녹나무과 식물 그리고 때죽나무, 팽나무 등 일부 낙엽활엽수만이 선택적으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인근 주민들이 화전이나 방목을 위해 곶자왈에 불을 내어 나무를 모두 태워버렸거나 숲의 나무가 전멸할 정도로 과도하게 벌채했다면 지금의 독특한 곶자왈 식생은 보존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제 곶자왈은 더 이상 쓸모없이 버려진 땅이 아닌, 오랫동안 신비한 생태를 비밀스럽게 간직한 곳으로 그 가치를 재평가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가치를 채 인정받기도 전에 곶자왈은 또 다른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 중산간 일대에는 골프장을 비롯한 각종 관광시설이 들어서면서 조심스럽게 생명을 이어오던 곶자왈의 많은 희귀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 자왈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을 감안한다면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화두 앞에서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가는 늘 난감한 문제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식생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은 보류해야할 일이다. 학술조사와 더불어 그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이 시급하고, 보존해야 될 가치가 있는 것은 그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제주도문화재전문위원 김봉찬


주요 식생

제주의 곶자왈 식생은 한라산 표고 50m~400m에 이르는 중산간 일대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이 지역의 식생은 기후적으로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가시나무, 후박나무 등을 중심으로 한 난대림지대로서 식물사회학적으로는 돈네코, 천지연, 섶섬 등의 난대림과 같은 동백나무 군강(Camellietea japonicae)에 속한다.

그러나 구실잣밤나무가 우점하는 일반적인 난대림과는 달리 종가시나무와 때죽나무 맹아림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토양층이 전석지로 이루어져 있어 더부살이고사리, 백서향, 검정개관중, 큰개관중 등이 분포하고 있다. 이는 식물사회학적으로 난대림 중에서도 독특한 식생형으로 취급되어야 하나 아직 체계적인 학술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맹아림이라는 것은 자연 숲의 대규모 벌채로 인하여 맹아(萌芽)가 발달한 나무들이 중심이된 숲을 말한다. 이들 맹아림은 표고에 따라 종가시나무 맹아림과 때죽나무 맹아림으로 구분된다.

습기가 많은 함몰지에 서식하는 약란초종가시나무 맹아림은 때죽나무 맹아림보다 저지대에 분포하며 상록활엽수의 피도가 높고 난대성 양치식물의 다양성이 높다. 그러나 때죽나무 맹아림은 표고 300~400m에 분포하며 때죽나무를 비롯하여, 곰의말채, 단풍나무 등 낙엽수의 비율이 높다. 곶자왈이 아닌 도내 다른 지역에서는 표고 400m 정도면 전형적인 난대림이 발달하는 곳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때죽나무 맹아림의 경우 하층에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등 난대림적 요소의 피도가 낮아, 이 숲이 앞으로 난대림으로 갱신할 것으로 판단되는 정황이 없다는 것이다. 차후 어떤 형태의 숲으로 식생천이가 전개될 것인지가 의문이다.

제주의 곶자왈 식생은 중산간 일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초지대에 반점상, 긴타원상, 아메바상으로 발달해 있으며, 제주도 저지대의 민가나 목장근처에 위치해 있어 오래전부터 쓸만한 토양은 화전(火田)하거나 경작지로 이용되어 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한라산 중산간 일대는 고려시대 이후 방목을 위해 매년 대대적으로 불을 놓았던 곳이다. 간혹 화입 시 불의 번짐을 막기 위해 주변에 돌담을 쌓았던 흔적을 보게 되지만 이것은 숯이나 목재를 얻기 위해 일부 곶자왈에서 행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원에 둘러싸인 곶자왈의 숲이 잦은 화입에도 보존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토양층이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어 불의 번짐을 막았기 때문이다. 제주의 곶자왈지대는 거의가 용암지대와 일치한다.

또한 산양 곶자왈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도내 곶자왈 숲은 약 30~40년을 주기로 정기적으로 벌채되어 숯을 만드는데 이용되었다고 한다. 양질의 숯을 만들기 위해서는 함부로 나무를 베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이유로 곶자왈의 숲은 맹아림으로서 그나마 유지되어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숲은 원시림과 2차림으로 구분된다. 원시림은 사람들에 의해 간섭을 받지 않은 천연 숲을 말한다. 숲은 장구한 시간에 걸쳐 식생천이 단계에 의해 변하며 종극에서는 극상림이라고 하는 보다 안정되고 생물 다양성이 높은 숲으로 발달하는데 흔히 원시림은 이 극상림을 지칭한다. 그러나 2차림이란 사람들에 의해 벌채되거나 방목 등에 의해 원시림이 없어진 후 2차적으로 발달하는 숲을 말한다. 때문에 2차림은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가 집단적으로 군락을 이루며, 흔히 잡목림으로 불린다.

원시림과 견줄만한 독특한 2차림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곶자왈 식생그렇다면 곶자왈의 식생은 어떤 숲에 속할까. 제주의 곶자왈은 수백 년 동안 방목을 위해 불을 놓거나 벌채되어온 숲이다. 때문에 분명 2차림에 속하지만 특이하게도 원시림과 견줄만한 여러 가지 생태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바위에 붙어사는 이끼류와 양치식물의 다양성이 높다는 것이다. 계곡의 폭포 주변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식물들이 곶자왈에는 지천으로 널려있다. 비가 오는 날 곶자왈에 가보면 이끼 낀 바위가 마치 해초로 덮인 갯바위를 연상하게 할 정도이다.

또한 2차림이나 잡목림의 경우 숲의 하층식생은 성장이 좋은 초본식물에 의해 우점되며 이 종류들은 보다 번식력이 강한 식물에 의해 피압되어 없어지는 등 변화가 심하지만 곶자왈에서는 원시림과 같이 하층식생이 매우 안정되어 있다.

이처럼 제주도 곶자왈이 원시림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토양층이 용암층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수많은 바위들이 수십 미터씩 쌓여있거나 함몰되어 다양하고 독특한 미기후를 만들어낸다. 거대한 바위 층은 표토에서의 수분증발을 억제하여 공중습도를 높게 하며 특히 용암 동굴이나 숨골이 발달한 곳에서는 연중, 습도가 높은 수증기를 내보내 공중습도를 높게 하고, 이 영향으로 주변은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하다. 때문에 곶자왈에는 좀고사리, 골고사리, 큰톱지네고사리, 왕지네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은 물론 개톱날고사리, 밤일엽과 같은 남방계식물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곶자왈의 식생형은 우리나라를 비론 일본이나 중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식생형으로 생태학적으로 주목할만하다.

종가시나무 맹아림

종가시나무 맹아림은 저지곶, 선흘곶, 산양곶, 화순곶, 애월곶, 김녕곶 등을 대표하는 식생으로서 표고 50~200m사이에 주로 분포한다.

종가시나무 맹아림은 높이 10m내외의 맹아가 발달한 종가시나무가 우점하며 개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녹나무, 아왜나무, 센달나무, 동백나무, 백서향, 남오미자 등 상록수가 빽빽이 숲을 이루고 있다. 또한 산유자나무나 이나무 등 낙엽수가 일부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에 분포한다. 때문에 관목층의 발달이 미비하고 대신 초본층은 내음성이 강한 난대성 양치식물의 서식밀도가 높다. 초본층의 식물은 토양층의 습도나 공중습도에 의해 군락이 뚜렷이 구분된다.

빌레나 곶자왈 용암이 나출되거나 융기된 듯한 지형에는 건조한 지대에 분포하는 가는쇠고사리, 도깨비고비 등이 군락을 이루며 보다 습기 보존이 용이한 함몰된 지형에는 더부살이고사리, 밤일엽, 약란초, 큰봉의꼬리, 가지고비고사리, 검정개관중, 큰개관중이 우점도가 높아진다. 또한 곶자왈 사이에 쌓여진 돌담이나 돌무더기에는 세뿔석위, 우단일엽 등 내건성이 매우 강한 식물이 붙어산다.

특기할만한 식물로는 저지곶과 선흘곶의 개가시나무, 녹나무, 큰우단일엽 그리고 산양곶의 천량금, 선흘곶의 제주고사리삼, 쇠고사리, 제주지네고사리 등이며 희귀식물로 알려진 백서향, 검정개관중,종가시나무 맹아림 내부 큰개관중 등은 종가시나무 맹아림 전역에 골고루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백서향의 서식처는 비교적 햇빛이 잘 드는 동백나무 맹아림의 가장자리에 많고, 검정개관중과 큰개관중은 보다 어두운 숲 속에서 관찰된다.

1) 저지곶

최고령목으로 추정되는 개가시나무 저지곳은 종가시나무 맹아림 중에서도 약란초의 집단자생지이며 개가시나무, 녹나무 및 백서향 등 희귀식물의 분포밀도가 높은 곳이다. 환경부 법정호호식물인 개가시나무는 국내에서는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나무이다.

특히 제민일보 곶자왈팀과 조사한 결과 개가시나무는 도내에서도 저지곶의 자생지가 제일 넓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개가시나무 최고령목이라고 추정되는 개체도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높이 13m, 근원경 4m에 이르며 원줄기에서 7개의 맹아로된 거수목이다. 또한 저지곶은 녹나무의 국내 최대 자생지로서 천연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는 서귀포시의 녹나무자생지보다 수령은 적은 편이나 녹나무의 밀도가 높고 분포영역이 훨씬 넓다.

이처럼 개가시나무와 녹나무가 저지곶에 집단 자생하는 이유는 물론 기후나 토양이 이들의 생존 조건과 알맞고 특히 개가시나무와 녹나무는 비교적 양수이기 때문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넓게 분포하는 것이다. 즉 곶자왈에서의 정기적인 벌채가 천이의 진행은 억제했지만 이들의 생존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선흘곶

선흘 동백동산은 지방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는 난대림중 하나로 종가시나무, 참가시나무, 동백나무 등이 울창한 곳이다. 특히 육박나무와 백서향을 비롯 골고사리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또한 선흘곳은 동백동산은 물론 묘산봉 일대와 김령곶에 이르기 까지 광대한 면적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저지곶에 비해 개체수가 적지만 개가시나무의 서식처이기도 하며 만장굴의 끝부분으로 동굴 함몰지 주변에서 쇠고사리와 제주지네고사리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이들은 돈네코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관찰되어 왔던 식물이다. 또한 선흘 동백동산에는 미기록 식물인 창고사리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선흘곶에서 주목할만한 식물은 제주고사리삼이다. 제주고사리삼은 최근에 국내학자에 의해 발견되어 한국특산 속 식물로 기록된바 있다.

3) 산양곶

산양곶은 곶자왈 용암이 다른 어떤 곳보다 크고 많아 거대한 바위들이 모여 있고 마치 바위구릉과 같은 함몰지가 불규칙하게 발달하여 지형적, 경관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곳이다.

상록활엽수가 울창한 곶자왈산양곶은 저지곶이나 선흘곶 보다 표고가 낮고 오래전부터 인근에 민가와 경작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산양곶은 큰 바윗덩어리로 이루어져 있고 페인 함몰지가 많아 인위적인 간섭을 다른 곶자왈 보다 적게 받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종가시나무 맹아림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된 곶자왈 식생 중에 하나이다.

산양곶 함몰지를 중심으로 발달한 밤일엽 군락지는 수십평에서 수백평에 이르러 곶자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경관을 연출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금산공원의 밤일엽 군락지와 가히 견줄만하다. 이는 마치 열대림에서 양치식물 상을 보는 듯하다. 산양곶에서 주목할만한 식물은 천량금으로 국내 미기록 속 식물로서 자금우과에 해당한다.

이처럼 산양 곶자왈은 곶자왈 중에서도 함몰지가 많고 지형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곶자왈을 대표할만한 식생이며 특히 천량금, 밤일엽, 개가시나무, 백서향 등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이나 이에 상응하는 보존지역으로 지정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해야 될 곶자왈 중 하나이다.



때죽나무 맹아림

때죽나무 맹아림은 상록활엽수가 우점하는 종가시나무 맹아림과는 달리 때죽나무, 단풍나무, 곰의말채, 산유자나무, 팽나무, 천선과나무, 이나무, 예덕나무, 무환자나무 등 낙엽수가 중심이 되어 숲을 이루고 있다. 초본식물 또한 골고사리, 일색고사리, 제주암고사리, 가지고비고사리, 큰톱지네고사리, 왜승마, 왕지네고사리 등이 우점하며 국내에서는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방울꽃의 피도가 높다.

1) 교래송당곶

교래송당곶은 때죽나무 맹아림을 대표할만한 식생이 있는 곶자왈이다. 비교적 건조한 지역은 복수초의 집단 자생지이며, 특히 새우란, 금새우란을 비롯하여 자연교잡종인 한라새우란이 풍부하다. 또한 교래송당곶 중에서 습기가 비교적 보존이 잘되는 함몰지에는 숟갈일엽, 골고사리, 큰톱지네고사리, 좀고사리, 지리산숲고사리, 홍노도라지, 변산바람꽃 등 주로 북방계 식물이 서식하여 주목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