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인사말

곶자왈을 지켜요! 마지막 생명의 보고입니다.

인사말

곶자왈사람들 홈페이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구의 수호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저 깊은 땅속에서 용융되어 만들어진 마그마를 제주도라는 지역에 올려줬습니다. 마그마에 의한 화산활동은 제주도 여기 저기에 오름을 잉태하였고, 제주도를 오름의 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들 오름은 우리 인간들에게 자연스러운 곡선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있는 '곶자왈'을 선사하였습니다.

곶자왈, 우리는 이곳을 제주의 허파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화산암괴인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고, 자연림과 가시덤불 숲으로 이루어져 농경지로는 쓸 수 없는 버려진 땅으로 인식돼 온 곳이지요. 그러나 곶자왈 없이 제주의 중산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곶자왈이 뿜어낸 생명력이야말로 제주 중산간을 지켜온 본질입니다.
곶자왈은 그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무수한 생명을 품고 있는 땅입니다.

곶자왈은 예전에는 땔감이나 사냥터, 식용이나 약용 식물을 캐러 가는 곳이었습니다. 역설적으로 곶자왈지대는 그 척박함이 생명력을 지켜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림 상태인 곶자왈은 일제의 침탈과 4·3 등을 겪으며, 숯을 만들거나 땔감용 등으로 크게 훼손이 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곶자왈지대는 60~70년대 이후 이차림으로의 복원 상태를 거치며 한라산국립공원 지역과 더불어 자연림 형태로 남아있는 지역입니다.

원목들이 잘린 밑동에서 자라난 맹아들이 보여주는 기묘함과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나무들은 마치 천연 분재원을 연상케 합니다. 곶자왈지대가 왕성한 생명의 복원력을 갖는 것은 적절한 수분의 보존과 지열의 영향 등입니다. 땅이 숨을 쉬듯 곶자왈지대는 바위와 바위 사이에 물이 스며들어 수분을 함유하고 지열을 보존해, 겨울에도 양치류를 비롯한 식물들이 자라는 데 적합합니다. 제주에서 최초로 발견된 제주산 양치식물인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한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및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을 포함해, 우리나라 식물종의 약 25%가 곶자왈에서 확인되는 등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자리매김되었습니다.

곶자왈은 땅 위 것을 받아들이고 땅 속 기운을 뿜어내는 살아 숨 쉬는 땅, 즉 '자연의 허파'입니다. 기후 위기의 시대, 한라산과 중산간의 생태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가운데 곶자왈지대는 동물과 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피난처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한라산과 중산간 그리고 중산간과 해안을 연결하는 제주환경의 완성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관광단지 개발이나 골프장, 채석장, 택지개발, 도로 건설 등과 같은 대규모 사업으로 인하여 제주 생태계의 생명선이 단절되고 고립된 환경(環境) 섬(島)으로 남아있습니다.

곶자왈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제주지역 중산간 생태계를 유지하고 한라산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완충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 훼손을 막고 보호 방안 마련이 매우 시급한 실정입니다. 곶자왈에 대한 끊임없는 개발로 곶자왈은 갈수록 줄어들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제주도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훼손된 곶자왈은 제주 곶자왈 전체면적의 32%가 된다고 합니다. 한라산에서 바다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제주 생태계 생명선인 곶자왈이 끊긴다면 제주는 생명력을 잃은 자연이 되겠지요. 이제 우리는 제주환경의 완성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곶자왈이 개발로 인해 더 이상 사라지지 않도록 보전해야 합니다.

(사)곶자왈사람들 상임대표

김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