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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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동굴, 숨골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2019-08-21 11:43:43 - 작성자곶자왈사람들 (admin) 조회수2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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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예정지
동굴·숨골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문
국토부의 제2공항 추진 과정은 부실과 거짓으로 점철되어왔다.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역시 엄밀한 환경성 검토라는 본래의 목적은 실종되고, 형식적 통과 절차로만 여기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은 눈에 띄는 중대형 하천이 없는 지역이다. 구좌읍과 성산지역은 바다까지 이어지는 큰 하천이 없으므로, 동굴과 곶자왈이 없었다면 상시적인 물난리 지역이 되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제주도 서쪽의 한림읍과 한경면, 대정읍도 중대형 하천이 없는 대신에 동굴과 곶자왈이 발달되어 있다. 하천 대신에 지하에 혈맥처럼 숨골과 동굴, 곶자왈로 이어지는 물길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제2공항 예정지 내에 투물러스와 숨골, 함몰지, 용암빌레 등 용암지형이 109곳 밖에 없다는 조사는 국토부가 제주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게 하였다. 우리가 현지 조사한 예정 부지내 성산읍 일대의 지역은 도로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투수성지질구조를 가진 용암빌레와 작은 곶자왈이었다. 한마디로 빗물이 자연적으로 스며들고 흘러 들어가는 용암동굴 위란 것이다.
그리고, 제2공항 예정지 내의 숨골과 동굴을 되메우기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자문 의견은 이로 인한 영향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공항만이 있을 뿐이다. 공항을 만드는 목적 이외는 자연환경과 주변의 생존문제는 부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국토부의 부실과 허위를 밝히기 위해, 제주도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전문가 30여 인으로 구성된 동굴숨골조사단을 구성하여 7월 18일부터 8월 15일까지 제2공항 예정지를 수차례 조사하였다.
조사결과는 놀라웠다. 조사인력과 시간이 매우 부족하고 짧았음에도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8곳의 숨골 외에 61곳의 숨골을 찾아냈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산읍 일대는 숨골이 밭 하나마다 있을 정도로 곳곳에 분포해 있었다. 대부분 용암대지 위에 흙이 쌓인 곳에서 경작하는 상황이라, 물이 빠지는 숨골이 없으면 경작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다. 거대한 제2공항 예정지 내에서 단 8곳의 숨골을 찾았다는 것은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소수의 숨골을 되메우기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약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결론대로 예정지 내 숨골을 모두 메워버린다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어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가 고갈되고, 지하의 물길을 모두 막아버려 공항 예정지 주변의 경작지와 마을에 심각한 수해를 입힐 것이다.
국토부의 동굴조사도 부실 자체였다. 전기 파장으로 지하의 동굴 유무를 파악하는 GPR탐사는 평평한 풀밭이나 도로 위와 같은 지극히 협소한 지역에서만 형식적으로 몇 차례 실시했을 뿐이었다. 정밀조사를 위한 시추조사도 43곳만 진행하였는데, 시추한 위치의 선정 근거와 결과가 초안에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 3만 평당 1곳을 시추했다는 것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가장 집중해야 할 활주로 부지는 3곳만 실시했다. 꿰버덕들굴은 입구를 확인하지 못해, 이름까지도 있는 동굴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진정으로 전문가라면 이런 조사를 통해 동굴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을 못할 것임에도 예정지 내 동굴이 전혀 없다는 억측을 부끄러움 없이 말하고 있다.
1. 우리는 원희룡 제주도정에 요구한다. 원지사는 제주도민을 대표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엄중한 검증을 실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지금 즉시 제2공항 부지예정지 내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제2공항 예정지 전체에 대해 정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원지사는 제주도정의 모토인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제주’가 허위와 위선의 구호가 아님을 도민 앞에 증명해 보여야 한다.
2.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환경부에도 촉구한다.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부실은 첫 단추를 잘못 채우는 것이고, 어떤 절차보다도 신중하고 철저해야 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을 어느 누구보다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미 지역주민들의 의견과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의 의견이 전달됐으며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환경부는 제2공항 건설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해 사업 예정지역에 대한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하고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위해 지금 즉시 국토부에 권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9. 8. 20.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