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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기자회견문]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으로 재연된 중산간 지역 난개발 논란 기자회견문

    2013-04-09 13:55:27
  • 작성자곶자왈사람들 (admin) 조회수3321




  •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으로 재연된 중산간 지역 난개발 논란에 대한 제주지역 노동·시민사회 단체 및 정당 공동 기자회견문]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 추진중단과 중산간
    지역 보전을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한다


     

    제주도 중산간 관리정책의 총체적 난맥상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중산간 난개발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를 비웃기나 하듯 이번에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초입까지 ‘제주 힐링 인 라이프’라는 대규모 숙박·휴양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곳은 법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고, 정상적인 개발사업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며 오히려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중산간 보전에 대한 도민들의 정서와 전혀 다른 세상의
    사고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지난 도정에서부터 중산간 지역을 보전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듯 우근민 도정은 출범 당시 도정의 정책기조로 ‘선보전 후개발’을 선언했다. 제주도민들은 이러한 제주도정의 약속이 그동안 지속되어 온 중산간 지역의 과도한 개발과 곶자왈 훼손 논란 등을 종식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우근민 도정 출범 직후 추진한 사업은 중산간 보호를 위한 법·제도개선 작업이 아니었다. 중복허가 논란이 일었던 곶자왈 지역의 채석장 허가가 그 시작이었다. 그 이후 롯데관광단지 개발사업, 백통신원 개발사업 등 중산간 고지대 난개발 논란이 이어졌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감감 무소식이다.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곶자왈 등급 상향조정’도 임기 일년을 남겨둔 지금까지 이행계획조차 없다.

     

    이처럼 낙제점에 가까운 중산간 관리정책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너무나 당당하다.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 부지는 세계자연유산지역,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인 한라산과 인접한 완충지역으로 중요한 생태축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해발고도 600미터에 육박하는 지역에 집단숙박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타당한지는 평범한 시민이라면 당연히 드는 생각일 것이다. 현행 법규상 중산간 지역의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타당했다면 제주도로서는 제도개선을 통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과 유사한 논란과 문제제기들이 지속되어왔지만 제주도는 중산간 보전을 위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에는 소홀했다. 그리고는 현행 법규를 들이대며 난개발의 면죄부를 주는 데에만 열중이다.


    더욱이 제도개선이 필요한 현행 법규라 하더라도 중산간 보전을 위한 제주도의 의지여부에 따라 난개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업은 사전에 충분히 차단이 가능하다. 개발사업이 가능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개발사업시행예정자 지정이나 사전입지적정성검토 단계에서 과도한 토지이용을 제한하거나 사업신청을 반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의 경우도 현 사업계획 이전에 동일 사업부지를 대상으로 개발사업을 신청했지만 제주도는 환경훼손 및 난개발 우려와 한라산 인접지역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려한 바가 있다. 이후 제주도는 일부 토지이용계획이 조정됐을 뿐이지만 대규모 숙박시설을 근간으로 하는 개발사업의 입지로 허용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중산간 난개발 논란 과정에 항상 지적되는 사업계획의 타당성 부실검토도 여전히 재연되고 있다. 제주 힐링 인 라이프 사업부지 바로 인근에 국가축산시험장이 위치해 있지만 지금껏 단계를 밟으면서 단 한 차례도 협의의견을 들은 바가 없었다. 제주재래 흑돼지, 제주마, 흑우 등의 종보전을 위한 국가연구기지의 가축방역대책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현행 규정상 현 사업부지는 공공하수처리가 어려워 개발사업이 불가하다는 관련부서의 협의의견이 이미 지난 1월에 제출된 바도 있다. 이러한 타당성 논란은 사업신청 단계에서 검토되어 사업예정자지정 여부를 결정했어야 하지만 이 문제 역시 제주도는 뛰어 넘겨 버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은 현행 규정을 제대로 적용한다면 개발사업 추진절차를 밟고 있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개발사업이 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에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는 제주도의 주장과는 사뭇 배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왜 이러한 논란을 자초하며 중산간 지역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는지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가 힘들다. 결국, 문제가 되는 중산간 지역의 미흡한 보전관리 기준은 고칠 생각 없이 계속해서 개발사업을 만들어 내는 데는 여전히 보전보다는 개발에 중심을 둔 제주도정의 개발정책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역의 토건세력과 행정관료 간의 뿌리 깊은 동맹관계가 자리하고 있음은 이미 오래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은 물론 중산간 관리정책의 전면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첫째, 제주도는 제주 힐링 인 라이프 개발사업 추진절차를 중단하고, 사업을 반려해야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현행 규정은 물론 주변 생태환경 및 경관 등을 고려한다면 이 사업은 입지의 적정성, 계획의 타당성 면에서 부적합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논란을 접는 것이 도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둘째, 제주도는 중산간 지역의 보전대책 수립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당초 중산간 지역의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추진한 GIS구축사업이 도 전역으로 확대·구축되면서 중산간 지역의 관리기준은 저지대 지역과 동일한 기준으로 맞춰지면서 하향 조정되어 버렸다. 또한 2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따른 경관계획 수립도 미뤄지면서 개발사업 논란만 가중되는 현실이다. 따라서 중산간 지역의 보전과 바람직한 이용을 위한 총체적인 개선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셋째, 제주도는 개발사업 승인절차 과정의 각종 위원회에 시민사회 및 도의회 등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각 위원회의 회의결과뿐만 아니라 각 위원들의 주요발언 내용도 함께 공개해 위원회의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제주도는 각종 위원회가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되어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몇 위원회 심의과정이 상식을 뛰어넘는 규정위반과 부실한 심의로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위원들을 제주도가 추천·위촉하다보니 도정의 이해관계에 따라 위원회가 거수기역할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위원회의 투명한 운영과 공정한 심의를 위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은 이미 세계가 인정한 보편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제 제주의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선진국 수준의 보전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세계환경수도 인증사업 역시 이러한 계획의 연장선상이다. 그렇다면 굳이 도민들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제주도는 솔선수범해서 중산간 지역의 환경과 경관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현재 논란이 되는 중산간 개발사업은 물론 추후
    계획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들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개선된 중산간 보전정책을 잣대로 삼아야 한다.


    2013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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