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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류없음 열셋 제주하르방이 곧는 곶자왈과 삶 이야기 '곶디' 도서발간 및 무료 배포 알림 보도자료

    2025-12-24 09:22:14
  • 작성자곶자왈사람들 (manager) 조회수32


  • 열셋 제주 하르방

    곶자왈을 말하다, 삶을 말하다

     

    곶자왈사람들, 곶자왈 구술을 모아 엮은 구술책

    곶디-열셋 제주 하르방이 ᄀᆞᆮ는 곶자왈과 삶 이야기펴내

    1226일부터 도서 소진 시까지 무료 배포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상임대표 김보성)이 제주 어르신이 전하는 곶자왈 이야기를 엮은 구술책 곶디-열셋 제주 하르방이 ᄀᆞᆮ는 곶자왈과 삶 이야기펴냈다. 구술책 곶디는 곶자왈사람들이 2025년 창립 20년을 맞아 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제주와 곶자왈을 먼저 경험한 13명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구술작업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곶자왈을 품고 살아온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이루어졌다.

     

    무릉, 덕수, 신평, 산양, 서광, 교래, 함덕, 청수, 와산, 와흘, 김녕, 선흘, 화순, 송당, 수산, 장전, 소길, 동일, 월림. 어렵게 만난 마흔 명 가까운 어르신들은 희미해진 기억을 꺼내 주셨고, 그 조각들을 맞추며 옛 모습을 그려내려 노력했다. 80대 이상의 어르신을 만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을 때는 60대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 4·3 때 마을에서 소개되거나 군대를 제외하고는 평생 고향에서 살았다. 다양한 경험을 엮기 위해 구술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빠졌다. 곶자왈에서의 여성의 삶도 엮고 싶었으나 이는 다음을 기약했다.

     

    사람들은 곶자왈에서 나무를 베어 생활했다. 숯을 굽거나 장작을 해다 내다 팔아 삶을 이었고 소를 키우며 아이들 학교도 보냈다. 삶에 필요한 농기구를 만들었다. 또 삼동(상동나무 열매)을 따고 생이족박(하수오)를 캐서 어려운 시기를 넘어왔다. 곶자왈은 4·3 때 목숨을 맡아준 곳이기도 했다. 이 책에는 곶자왈 덕에 목숨을 부지하고 삶을 지탱한 이야기가 빼꼭하게 담겼다. 비매품.

     

    곶자왈사람들은 곶디-열셋 제주 하르방이 ᄀᆞᆮ는 곶자왈과 삶 이야기무료로 나눠준다. 배포는 1226일부터 도서 소진 시까지 진행하며 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곶자왈사람들 사무실(제주시 관덕로 38, 3)을 방문하면 된다.

    이 책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사회공헌사업기금으로 제작되었다.

     

    문의= 곶자왈사람들 064-772-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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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열셋 제주 하르방이 전하는 곶자왈과 삶 이야기

    희미해지는 기억의 경계에서 붙든 회상 몇 조각

    어르신이 직접 겪은 곶자왈 이야기를 엮은 구술집

     

    곶디 들어 쇠도 키우고 숯도 굽고

    곶자왈에는 제주인의 삶이 새겨져 있다

     

     

    아이는 곶디 가서 삼동을 타먹고 입술과 혀가 까매져도 친구들의 놀림에도 좋다고 웃었다. 큰 나무는 거의 없었고 온통 돌뿐인데 그 틈을 비집고 삼동낭은 뿌리를 내렸고 아이는 삼동이 익는 5월을 소풍날처럼 손꼽아 기다렸다. 해마다 그때쯤 곶디 가서 삼동을 먹던 그 아이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다른 것에 사로잡혀 곶디를 잊었다. 커서 보니 삼동을 타먹던 곶디는 곶자왈이 되었다. , 곶지, 곳밧, 곳디 등 다양하게 불리던 곳은 새로운 이름을 얻고 이제는 다들 곶자왈이라 부른다.

     

    곶자왈은 제주의 과거이며 현재고 미래다. 곶자왈에는 과거의 우리가 있고 오늘의 우리가 있으며 내일의 우리를 예비한다. 그러나 우리는 곶자왈을 잊고 또는 모르고 몇십 년을 살아오면서 곶자왈의 과거를 상실해 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과거의 유산이다. 아무 연관이 없어 보여도 과거 없는 현재는 있을 순 없고 우리가 알든 모르든 시간의 기록은 기억 저편 어딘가에 보존돼 있다.

    하지만 현재는 너무 빠르게 과거와 단절해 간다. 그 속도가 어마어마해 완전히 모든 면에서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다. 그 세상의 이면에는 자연의 희생이 있다.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은 문명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세계의 빙하는 사라지고 있다. 인류의 현재는 어김없이 자연을 짓밟고 서 있다. 이런 현재는 제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 허파라는 곶자왈을 개발에 신음하는 정도를 넘어 위기에 처했다. 곶자왈은 오랜 시간을 사람과 함께 공존해 왔는데 사람 때문에 사라지게 된 것이다.

     

    곶자왈은 생명줄이었고 곳간이었으며 삶의 터전이었다. 불과 반세기 전 이야기다. 사람들은 곶자왈에 아낌없이 나무를 베었다.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무는 당장 먹을 것이 되었고 아이들을 학교 보내는 수단이 되었다. 너무 베어내 나무가 없는 곶자왈이 허다했지만, 곶자왈 근간은 남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무는 자라고 사람들은 계속 베어냈지만, 나무는 또다시 자랐다. 나무는 주로 숯이 되었다. 80~90대 어르신들은 농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곶자왈은 목장이기도 했다. 곶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곶자왈을 누벼가며 소와 말을 키웠다. 하지만 소를 키우던 청년은 나이 들면서 농사를 짓는다. 지금도 화순곶자왈에서 소를 돌보는 이를 만났다. 아마 우리 시대 마지막 테우리일 것이다. 소들도 곶자왈에서 쫓겨나 축사로 들어갔다. 목장은 골프장과 관광지로 바뀌었고 곶자왈도 콘크리트로 덮여 버렸다. 거기에 살던 소도, 돌보던 테우리도, 애환도, 기억도 함께 사라졌다.

    사람들은 인간 세상이 어지러울 때마다 곶자왈에 숨었다. 살아남기도 하고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곶자왈 덕에 목숨을 건지고 혼란한 세월을 견뎌왔다. 이렇게 곶자왈에는 혼돈의 시기를 함께 넘어온 이야기도 새겨 있다.

    시대도 변하고 사람도 변해 사람들은 더 이상 일상을 위해 곶자왈을 찾지 않는다. 먹고살기 위해 숯 굽고 소 놓던 일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돼버렸다. 반세기 전에 숯을 굽던 사람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났고 송아지 나면 그것을 팔아서 아이 학교도 시키던 테우리들도 살길을 찾아 흩어졌다. 발길은 끊어진 곶자왈은 가시덤불로 무장을 하고 접근을 거부했고 곶자왈과 사람은 점점 별개로 존재하면서 곶자왈에 얽힌 사람의 이야기도 어디론가 흩어져 버렸다.

     

    곶디-열셋 제주 하르방이 ᄀᆞᆮ는 곶자왈과 삶 이야기2021년부터 2024년까지 40명 가까이 만나서 채록한 구술 중에서 13명의 어르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들은 비슷하지만, 개별적인 경험이 녹아 있어 같은 듯 다른 내용이 담겼다. 주로 팔십이 넘은 어르신들을 만났고 상황이 안되면 60대도 만났다. 대부분 4·3때 마을에서 소개되거나 군대를 제외하고는 평생 고향에서 살았다. 다양한 경험을 엮기 위해 구술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빠졌다. 곶자왈에서의 여성의 삶도 엮고 싶었으나 이는 다음을 기약했다.

    무릉 덕수 신평 산양 서광 교래 함덕 청수 와산 와흘 김녕 선흘 화순 송당 수산 장전 소길 동일 월림 등 곶자왈을 끼고 있거나 인근에 위치해 곶자왈을 경험했음직한 마을을 찾아다녔다. 어르신들은 뚜렷하게 기억하는 분도 있었지만, 잊어버린 기억이 많아 퍼즐 맞추는 듯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꿰어맞춰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구술하는 어르신들은 아이고, 잊어먹어 불엇네.” “이젠 생각이 안 남저. .” “하도 오래 부난.”을 반복했다.

     

    곶자왈은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제주인의 삶과 매우 밀접해 삶에 필요한 것들을 구하고 삶을 의탁했던 곳이다. 소나 말을 놓아기르기도 했다. 곶자왈에서 나무를 구해 집을 짓고 배를 만들었으며 농기구 등 삶에 필요한 것들을 해결했다. 숯을 구워 팔기도 하고 세상이 험할 때는 몸을 맡겼다. 지금도 곶자왈은 사람의 흔적이 많다. 숯가마, 노루텅, 산전, 테우리 집터, 4·3 때 살았던 흔적 등 다양하다. 그래서 곶자왈 곳곳에는 이야기가 있다.

    제주에서 곶자왈은 더 이상 일상의 공간이 아니다. 문명이 발달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이 숲과 점차 멀어졌다. 소와 말을 놓아기르던 풍경도, 숯을 구우며 살던 삶도 사라졌다. 달콤한 졸겡이를 따먹던 아이들도 없다.

    곶자왈을 몸으로 경험한 제주 하르방, 할망들도 한 분, 두 분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들의 경험 역시 함께 사라질 위기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라지기 직전의 기억을 붙들기 위한 기록이다.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곶자왈속 삶을 그려내고 잊힌 듯했던 이야기를 현재로 불러오는 작은 시도다. 동시에 우리가 다시 찾게 되는 곶자왈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켜야 하는지 묻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이 1만 년 제주에 생명을 준 곶자왈과 곶자왈을 지키며 살아온 모두에게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앞으로 곶자왈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