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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 제주희귀식물 바위연꽃(연화바위솔)

    2008-12-12 10:22:17
  • 작성자곶자왈 () 조회수4243

  • 매력적인 독특한 모양, 원예식물로 가치 높아


    <김봉찬의 제주 희귀식물>바위연꽃(연화바위솔)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 해안가 절벽에 자생하며, 원예식물로 가치가 높은 바위연꽃.


    여름은 연(蓮)의 계절이다. 연못마다 연꽃과 수련이 얼굴을 내어 밀고는 곱디고운 자태를 뽐내느라 분주하다.


    푸르고 싱그러운 잎은 단단하게 뻗어나고 고운 빛깔을 머금은 꽃잎은 그 깊이를 알 수 없게 겹겹이 포개어 있으나 끝자락을 살며시 펼쳐놓아 시선을 붙잡는다.


    연을 보면서 어린 심청의 효심보다도 물속으로 뛰어드는 젊은 여인의 아름다움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연은 단아하면서도 또한 매섭게 유혹적인 꽃인 듯싶다.


    헌데 이 연꽃이 물이 아닌 거친 바위위에 한가득 피어났다. 빛깔과 질감이 다르다지만 포개어진 잎이며 둥글게 말아 올려진 모양새가 연꽃을 꼭 빼닮았으니 누구라도 이를 보면 바위연꽃이라 불렀을 것이다.


    바위연꽃 혹은 연화바위솔(Orostachys iwarenge(Makino)Hara)이라고 불리는 이 식물은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어른의 손가락만한 키에 연꽃처럼 돋아난 것은 사실 꽃이 아니라 잎인데 뿌리 위에서 바로 붙어나는 잎(근생엽)들이 서로 포개지며 붙어난 것이다. 난대ㆍ아열대성 수종으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해안가 절벽에 자생한다.


    자세히 보면 이 식물은 다른 식물들과 달리 잎이 두툼하게 생겼다. 뾰족한 것으로 살짝 찔러 보면 금세 물기가 배어 나온다. 우리가 잘 아는 선인장처럼 바위연꽃은 잎 속에 수분을 저장해두고 사는 다육식물이다.


    바위연꽃이 속해있는 돌나물과 식물들이 대부분 다육식물에 속하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돌이나 바위와 같이 수분이 모자란 건조한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인 것이다.


    바위연꽃은 서귀포 남원해안, 범섬, 문섬 등지에 자생하며 북쪽으로는 필자의 경험으로 제주도와 추자도 사이에 있는 관탈이라고 하는 무인도에서 자생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해안가 절벽의 바위틈에서 두툼한 잎이 촘촘히 모여 나고 기둥이 솟아오르듯 화축이 길게 올라와 10월경에 작고 하얀 꽃을 가득 피워낸다.


    바위연꽃은 현재도 일반 가정에서 즐겨 키우는 소재이다. 다양한 다육식물들이 원예식물로 소개가 되면서 대중적이지는 않아도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다. 도내에서는 여미지를 비롯한 일부 식물원 등에서 십여 년 전부터 원예용으로 생산하여 전시하고 있다.


    바위연꽃은 다른 돌나물과 식물에 비해 흰빛을 띄는 잎의 색채와 연꽃을 닮은 형태, 길게 솟는 화축의 독특한 모양이 매력적이며 좁은 공간에서 재배가 가능하고 관리가 편리하여 원예식물로 매우 가치가 높다.


    또한 번식과 재배가 수월하여 더욱 생산가치가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자생지에서의 훼손도 거의 없는 편이다. 물론 자생지가 워낙에 험준한 해안가 절벽인 탓도 있지만 말이다.


    식물이 원예용으로 상품화되어 대중적으로 보급되게 되면 경제적인 가치를 떠나서 자생지 내에서의 불법도채를 줄이는 이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을 굳이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어렵게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또한 품종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잘하면 전 세계 원예시장을 상대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으니 이제 식물보존은 자생지 내에서의 보존과 더불어 식물자원에 대한 개발이 함께 따라야 할 것이다.


    2008년 07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