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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 제주희귀식물 백작약

    2008-12-09 14:31:18
  • 작성자곶자왈 () 조회수3336

  • 원예적 가치 커 도채 위험에 노출


    김봉찬 의 제/주/희/귀/식/물 # 23 - 백작약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 백작약.


    개체수 워낙 적어 찾아보기 어려워 ... 대량번식 쉽지 않지만 연구 필요


    장마가 시작됐다. 밖은 안개가 자욱하고 집안은 습기로 눅눅하다. 거기에 몹쓸 감기까지 걸려 기운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꽃들은 부지런히 피어나고 있으니 자연은 그저 묵묵히 살아가는 일에 충실하라고 가르치는 것 같다.


    지금쯤 산을 오르면 백작약을 만날 수 있을까. 뿌연 산안개 사이로 눈부시게 새하얀 꽃을 피운 백작약을 보면 다시금 힘이 날 것만 같다. 


    백작약(Paeonia japonica Miyabe et Taketa)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한국과 일본이 원산이며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한다.


    그러나 개체수가 적고 워낙에 띄엄띄엄 점생하는 식물이어서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다. 산림청에서는 1997년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제주에서 백작약을 볼 수 있는 곳은 물장올, 천백고지, 어승생악 등이다.


    해발 800~1300m 정도의 산지에 자생하는데 이는 온대 북부에 해당한다. 보통 온대림의 숲을 보면 해발 1200m까지는 졸참나무가 우점하는 졸참나무림이 발달하고 그 이후로는 신갈나무가 우점하는 신갈나무림이 발달한다. 백작약의 자생지는 졸참나무림과 신갈나무림 사이에 두루 걸쳐 분포한다.


    백작약의 자생지는 낙엽수가 90%이상을 차지하는 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숲속이다.


    토양도 보습력이 뛰어나면서도 물 빠짐이 잘되는 부식토가 풍성한 곳이다.


    보통 이런 컨디션에 자생하는 식물들은 숲의 나무들이 잎을 달기 전에 서둘러 꽃을 피우는 특성이 있다. 복수초, 바람꽃류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군락을 이루어 이른 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그러나 백작약은 늦봄인 5~6월에 꽃을 피운다. 숲은 이미 큰 나무들의 잎사귀로 가려져 어둑어둑해지고 거기다 다른 식물들처럼 군락을 이루지 않고 하나 둘 점생하는 백작약은 쉽게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새하얀 백작약의 꽃이 다른 숲 속 식물들에 비해 크기가 큰 것은 아마도 그런 점을 고려해 눈에 잘 띄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사람이 아닌 꽃가루를 부지런히 나르는 폴리네이터(Pollinator, 수분매개자)들에게 말이다.


    산을 오르다 우연히 백작약을 만나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번쯤 탐을 내어 보았을 것이다. 꽃이 좋으면 꽃이 있는 산을 찾아가 보면 될 것을 굳이 그 꽃을 캐어다 곁에 두고 즐기려하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니 말이다. 그래서 전문 도채꾼이 아닌 일반인들도 백작약을 캐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백작약의 원예적 가치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이다.


    자생지에서처럼 우드랜드를 조성해 숲 속 지피식물로 심어도 좋고 건지나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서도 잘 자라니 화단에 심어도 좋다.


    백작약을 비롯한 Paeonia(파에오니아)속의 식물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예식물이다. 우리가 잘 아는 작약, 모란 등이 모두 Paeonia속의 식물이다. 외국에서는 다양한 품종들이 개발돼서 노란색, 흰색, 분홍색, 크림색 등 색채도 다양하고 꽃잎의 수나 모양도 여러 가지이다.


    번식을 할 때는 근경에 눈을 두세개 정도 남기고 잘라 근경번식을 해도 되고 씨앗으로 파종을 해도 된다.


    씨가 많이 달리지 않고 자생지에서 개체수가 적어 대량번식이 쉽지는 않겠지만 워낙에 가치가 있는 식물이므로 자원으로 개발하면 좋을 것이다.


    2008년 0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