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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 희귀식물 된 ‘죽절초’ 원인 파악해야

    2007-12-26 13:46:14
  • 작성자곶자왈 () 조회수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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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귀식물 된 ‘죽절초’ 원인 파악해야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죽절초는 겨울철 붉은 열매가 인상적인 상록성 소관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돈네코 계곡에만 자생하는 희귀수목이다. 지난번 소개했던 만년콩과 같이 돈네코 계곡의 난대림에 서식하나 다소 완만하고 건조한 계곡에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표고 200~400m 구간의 구실잣밤나무를 중심으로 종가시나무와 좀굴거리 등이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에 작은 군락을 이루며  드물게 서식한다.



    <죽절초>


     


    돈네코 계곡에만 자생하는 희귀수목


    죽절초는 난대림의 대표적인 지표종이다. 일반적으로 난대림을 비롯한 대부분의 숲은 생성과 성장 등의 천이과정을 거쳐 최종의 안정된 숲 즉 극상림(또는 원시림)으로 발달한다. 여기서 죽절초는 난대림 중에서도 인위적인 간섭이 적고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상록활엽수림에만 서식한다.


    보존상태가 좋은 상록활엽수림의 경우 숲이 울창하여 한낮에도 지면에 닿는 햇빛의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더구나 죽절초는 성채가 되어도 높이가 1m정도 되는 소관목이어서 이용할 수 있는 광량은 더욱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죽절초는 최소의 광량으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적응된 종이다. 오히려 일반적인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광량이나 광도에는 잎이 연황색으로 변하거나 잎 끝이 타며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난대림의 대표종, 죽절초>


     


    희귀하지만 번식 쉽고 발아율 높은 식물


    죽절초는 번식이 매우 잘되는 식물이다. 근경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번성하고 삽목 등 영양번식이 쉬우며 종자도 발아율이 매우 높다. 그런데 자생지에서는 매우 희귀하니 이상한 일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봤다.


    첫째 죽절초는 솔잎란이나 파초일엽처럼 제주도가 북한계여서 생태적으로 극한지역에 있기 때문 일수 있다. 물론 죽절초가 일본·타이완·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지의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종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돈네코 지역이 극한지역이라 할지라도 이와 식생이 유사한 천지연계곡, 안덕계곡 및 섶섬, 문섬, 범섬 등에 죽절초가 널리 자생하지 않는다는 점은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면 죽절초가 원래 희귀한 종류는 아닌가하는 것이다. 최후 빙하기 이후, 제주도에 난대식물이 자생적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죽절초는 극도로 적은 개체만이 적응하여 살아남았고 지금까지 번성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둘째 혹시 죽절초가 생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아직 자생지에서 죽절초의 수분과 결실에 대한 연구가 없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재배하는 죽절초의 경우 열매가 매우 잘 달리고 발아율이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자생지는 재배지와 생태환경이 달라 수분매개체가 현저히 줄어들었거나 다른 문제로 결실이 잘 안될 수는 있다.


    셋째 죽절초 씨앗의 산포에 관한 문제이다. 죽절초는 새(鳥類)에 의해 씨앗이 퍼지는 종류로 결실기간이 길고 과육이 비교적 많아 텃새들이 매우 좋아한다. 때문에 이에 관한 문제는 의심할여지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인위적 간섭에 의한 것이다. 사람들에 의해 자생지가 훼손되거나 식물체가 채취되어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생지에서 최소한 20년간 도채된 경우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워낙 증식이 잘되어 재배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굳이 자생지를 훼손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다.



    <‘죽절초’는 겨울에 빨간 열매를 맺는다>


     


    관상수·꽃꽃이용 자원으로 연구 필요


    사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죽절초가 희귀식물로 전락한 사연은 분명이 있을 것이다. 물론 죽절초 뿐만 아니라 자생상태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거나 희귀한 식물들은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보다 과학적인 대책을 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희귀식물을 보존하기 위해서 단순히 법으로 정하고 그 식물을 복원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는 아닐 것이다.


    죽절초는 수형이 단아하고 잎과 줄기가 독특할 뿐만 아니라 붉은 열매가 돋보이는 관상수이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죽절초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장식용 식물로 각광받고 있다. 실내 관상수나 꽃꽂이 소재용으로 충분히 개발할만한 자원으로 이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


    <김봉찬 /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