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샘물 삼다수 증산을 놓고 말이 많다. e열린제주포럼(대표 고병수)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제주지하수는 공공재이며 도민의 재산이라는 점을 들어 삼다수 증산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아울러 "제주지역은 올해 가뭄으로 지난해 평균 보다 최고 30m 이상 지하수면이 떨어져 해수면 아래인 기저 지하수와 준 기저 지하수가 해수침투 발생 가능성이 어느 해 보다 높다. 해수침투 시 발생할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한 액수의 피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공감한다. 그렇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하수는 제주의 생명수로서 제주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지하수 고갈의 주범은 삼다수가 아니라 골프장이다.제주도광역수자원관리본부 조사결과 지난해 전체 지하수 사용량 1811만9000t 중 24.6%인 446만1000t을 제주도내 14개 골프장이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 제피로스, 에버리스, 수농골프장 등 3개소가 추가 개장하는데다 개발사업 승인을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사업시행예정자까지 포함해 이들 골프장이 모두 개장하는 2008년이 되면 제주도내 골프장은 40곳이 된다.
더욱이 이들 골프장들은 대개 희귀식물 군락지이자 지질적으로는 지하수 함양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곶자왈지대에 들어서고 있다. 곶자왈 지대는 지질 특성상 다른 토양과 달리 빗물의 80%를 숨골을 통해 지하수로 침투시켜 저장하는 곳이다.
광역수자원본부 조사결과 지난 9월23일부터 10월3일 사이에 한경면 고산지역 지하수위가 일시적으로 해수면보다 낮아진 것은 가을가뭄과 농업용 지하수 집중 취수 못지 않게 곶자왈지대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결과다.
현재 지하수를 개발해 ‘삼다수’를 제조 시판하고 있는 제주지방개발공사의 지난해 지하수 이용량은 30만9000t으로 8위에 올랐다.
14개 골프장 1곳당 평균 지하수사용량은 31만8천t보다 오히려 낮다.
제주도는 이에따라 골프장의 지하수 이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빗물 사용을 의무화했다. 또 원수대금도 누진제로 바꿔 골프장들이 물을 펑펑 써는 관행을 고치도록 유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주지역의 지하수 원수대금은 t당 평균 270원 수준으로 상수도요금 662원의 41%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평펑 쓸 만도 하다.
제주도지방개발공사는 최근 삼다수 증산을 위해 지하수 허가 신청량을 1일 880여톤에서 1500여톤으로 늘려줄 것을 제주도에 요구하고 있다.
필자는 환경영향평가 범위 내에서 적정한 수준의 삼다수 증산은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다수는 청정 제주의 대표 브랜드다. 청정 제주의 대표 알림이다.
더욱이 공기업에 의해 삼다수 사업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도민에게 환원되는데다 간접적인 배분에 도민이 참여하는 형식이 된다. 도민이 자동적으로 삼다수의 준소유권자가 되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범위 내에서 삼다수를 증산시키는 것은 당위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 무분별하게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곶자왈지대 보전이 우선이다. 곶자왈은 제주의 미래다. 난개발과 지하수 남용의 주범으로 꼽히는 골프장 시설물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처방 없이 삼다수 증산만을 꼬집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곶자왈지대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골프장이 더 문제다.
골프장 40곳이 다 개장하면 지하수 총사용량은 전체 사용량의 절반을 넘는 68.5%(2004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하루 빨리 지하수를 공수화하는 확실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제주의 지하수는 공공재다. 개발이익이 사적이익으로 귀속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