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책분석] 독재로 후진하는 MB의 "선진화"


이명박 정권의 핵심 기조는 “대한민국 선진화”라고 규정할 수 있다. 1970년대 산업화, 1980년대의 민주화시기를 거쳐 이제는 “선진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명박 정권의 시기규정은 2006년에 즈음하여 대외활동을 본격화한 뉴라이트 세력의 핵심 주장을 그대로 반영시킨 것이다.

이명박 집권 2년을 맞는 오늘, 한국사회는 선진화는 커녕 독재로 후진하기 바쁘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리는 하위법률에 가로막혀 거부되기 일쑤이고 심지어 법조항을 정부당국이 제멋대로 해석해 사실상 법을 어기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의 광장이던 서울시청광장은 집권 2년 만에 파쇼의 암흑천지로 변화하였으며 도심지 집회 금지 주장, 야간집회 금지 주장이 튀어나오는 등 국민들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지고 방송사들은 “MB 고무찬양” 기사로 도배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는 무차별적인 개방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명박 정권은 부자들이 돈을 모을 자유를 위해 다수대중의 복지를 제한하고, 외국자본과 대기업 사장님들이 회사를 제멋대로 운영할 자유를 주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실업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 결과 이명박 정권의 하늘 아래 들리는 것은 상위 1%의 만세소리와 더불어 나머지 99%의 아비규환의 절규이다.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7000달러로 떨어지고 있으며 하루 평균 자살자는 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MB식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이명박 정권의 독재후진 모습을 살펴보자.


뉴라이트에게서 들여 온 “선진화”

이명박 정권의 “대한민국 선진화” 주장은 친미보수세력의 이념재정립과 나아가 집권을 위해 활동하였던 “뉴라이트”에게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뉴라이트는 한국사회의 지난 과거를 1948년 건국 이후 1970년대를 산업화 시기, 1980년대를 민주화 시기로 규정하고 이제 21세기에는 그 뒤를 이어 대한민국 선진화로 한국사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라이트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한국봉사센터, 선진통일교육센터, 한반도선진화재단 등 “선진화”를 내세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선진화”는 “자유주의”와 더불어 뉴라이트 세력의 양대 이념기조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진화”가 민주화를 잇는다는 개념은 현 한국사회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 궤변이다. 이는 곧 한국사회의 민주화가 현 시점에서 완료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들의 치열한 투쟁으로 쟁취한 초보적이고 일부 절차적 민주주의 사례 몇몇을 두고는 마치도 민주주의가 완성된 것인 양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완료”는 커녕 언제 한번 제대로 시작되어 본 적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국민들에게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정치, 사상의 자유가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되고 있다. 한국의 정치에서 국민의 참여는 빈말일 뿐 예로부터 정치는 보수정치세력의 친미사대주의와 지역패권주의에 의해 공작정치로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한국의 경제는 극소수 돈 많으신 사장님들의 돈을 모을 자유 때문에 압도적 다수대중의 “근로의 권리”가 구속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남-녀간 차별, 도시-농촌간 차별, 지역간 차별은 여전하며 특히나 능력보다 학벌이 우선하는 학벌차별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고질병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이러한 산적한 민주주의 과제를 아는지 모르는지 난데없는 “선진화” 주장을 내세우며 이제 민주화는 “대통령직선제” 하나로 끝난 것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는 곧 이명박 정권의 민주의식이 얼마나 박약한가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 개념을 상실한 MB 실용독재

상황이 이러하니 이명박 정권에게서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나아가 이명박 정권은 “선진화”를 위해 민주화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핑계를 대며 그나마 막 시작되려하던 절차상의 초보적 민주주의마저도 무자비하게 짓뭉개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의 정치활동 자유를 심각하게 구속시키면서 정권에 대한 반대의견을 묵살시키고 있다. 단적인 예로 2008년 촛불항쟁 국면에서 정권은 수백만명의 시위군중을 향해 물대포, 페인트탄, 소화기 등 각종 진압장비를 총동원하여 극단적인 강경진압을 펼쳤으며 아기가 있는 유모차를 향해서도 소화기를 뿌려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심지어 정권은 2009년 1월, 생존을 위한 마지막 처절한 몸부림을 벌이던 용산철거민을 향해 경찰특공대를 투입, 철거민 5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초강수를 동원하기도 하였다.

이명박 정권의 폭력은 그 대상에 예외가 없었다. 촛불항쟁 국면에서는 야당 국회의원들까지도 경찰폭력에 치를 떨어야 하였다. 옷이 찢겨지는 것은 예사요 국회의원임을 밝혔음에도 연행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심지어 이명박 정권은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기간에는 경찰을 동원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강제철거 시키기까지 하였다.

전직대통령의 분향소까지 철거되는 마당에 일개 노동자들의 처지는 그야말로 비참한 지경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해외자본과 정부의 방치 속에 일자리를 잃게 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사업장을 점거하는 농성에 들어갔지만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일대 진압작전에 의해 사업장은 초토화되고 말았다.

더욱이 이명박 정권은 집회 후 추적처벌에서 선행 독재정권이었던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능가하였다. 이명박 정권은 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중학생에게까지 경찰소환 조사를 벌일 만큼 각종 사진채증자료를 총동원하여 촛불항쟁에 참여한 일반국민들을 상대로 집요하게 추적하였으며 검찰은 이렇게 사후 조사된 국민들 대다수를 기소하여 무더기로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쌍용자동차 농성의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쌍용자동차 조합원 303명과 연대투쟁에 참여한 322명 등 모두 625명이 경찰에 연행되었으며 이 사태로 무려 87명이 구속되었다. 이는 단일 노동조합의 파업사건으로는 사상 최대의 구속자 수다. 나아가 경찰은 조합원 등을 상대로 22억 6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등의 임금과 부동산을 가압류하기까지 하였다.

자기나라 국민을 이처럼 악랄하게 탄압하는 이명박 정권은 노골적인 정치깡패와 고문폭행만 없다 뿐이지 본질상 80년대 군사파쇼독재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하기에 이명박 정권의 독재행위는 무늬만 “실용”인 실용독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MB의 “선진화”는 무차별 개방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의 반발이 국가의 “선진화”에 장애가 된다며 저들의 횡포한 탄압을 정당화하려 들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주장하는 “선진화”란 이른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써 외국자본 앞에 경제명맥을 전면적으로 내놓는 개방주의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명박 정권은 “선진화”로 나아가는 5대 국정지표로 ① 섬기는 정부, ② 활기찬 시장경제, ③ 능동적 복지, ④ 인재대국, ⑤ 성숙한 세계국가를 꼽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주장하는 ① 섬기는 정부란 이른바 “신자유주의” 논자들이 추구하는 “작은 정부”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규제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자본과 사장님들에게는 기업활동의 무한한 자유를 주고, 대신 정부는 뒤로 물러나 있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공기업 민영화 정책도 “공기업 선진화”로 포장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그 결과 얻어지는 ② 활기찬 시장경제는 외국자본과 대기업 사장님들의 경제일 수밖에 없다. 외국자본과 대기업의 경영실적을 빛내기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가 전면적으로 집행되어 정규직은 비정규직이 되고 비정규직은 실업자가 되는 판국에 서민경제는 활기찰 수가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③ 능동적 복지에 있어서도 일하는 복지, 생산적 복지를 강조하며 복지의 기본개념마저 집어던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법질서”에 있어서도 “법치주의”를 내세우며 “엄격한 법질서 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권은 외국자본과 대기업 등 “사장님”들은 섬기지만 돈이 없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엄격한 법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선진화라고 보고 있는 꼴이 된다.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가 지속된다면 한국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해외투자세력과 더불어 상위 1%, 즉 부유층 약 50만명 가량에게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지상천국이 될 것이다. 이들은 이른바 “1등 시민”으로, 젠틀맨(gentleman)으로 사회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것이다. 이들은 정권의 특혜로 인해 전면적인 정치권리를 보장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하에서 나머지 99%, 즉 약 4950만명은 “2등 시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그 직업이 “1등 시민”의 집사로, 주치의로, 회계사로, 세탁부로, 운전사로, 가정부로, 경호원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으며 정치활동도 “1등 시민”들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게끔 제한될 수밖에 없다.

“1등 시민”이 휴식할 골프장을 위해 “2등 시민”의 삶의 터전은 철거당해야 할 것이며 “1등 시민”의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도심에서 집회, 시위는 원천봉쇄 된다. 결과적으로 한국사회 절대다수인 2등 시민은 “1등 시민”에게 매달린 형태의 종살이를 강요당하게 되는 것이다. “1등 시민”들에게 수천만원대의 사치품을 팔기 위해 수백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초호화백화점은 그 생동한 실례이다. 일반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강남 아파트 구입정보와 수억원의 외제차 구입정보가 판을 치는 보수신문의 기사 역시 그 생동한 실례이다.

“1등 시민”을 위해 99%의 국민들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이명박식 “선진화”는 선진화가 아니다. 자본가들에게 전면적인 특혜가 보장되지만 일반 서민들은 개, 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야했던 지난날로 돌아가는 것, 이것은 자본가들의 이상향은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선진화라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독재로 후진하는 MB 정권

이 뿐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 “선진화”로 나아가는 동력으로 강조하는 5대 지표 중 ⑤ 성숙한 세계국가는 난데없이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과 “21세기 창조적 한미동맹”을 전면화하고 있다. 이는 곧 북한에 대해 선(先)핵포기 요구를 계속할 것이며 한미동맹을 계속 강화할 것인바 한반도 정국을 냉전 시기와 같은 긴장상태로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으며 세계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북군사훈련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역시 친미반공으로 온갖 특혜를 누려온 부유층, 권력층들에게나 도움이 될 뿐 분단과 군사대결로 인한 막대한 손실은 국민생활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는 사실상 “1%만을 위한 사회”이다. 강부자, 고소영 등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1%”는 이명박 정권의 정책에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명백하게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에 동의할 국민은 상위 1%인 약 50만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다. 결국 이명박 정권의 정책은 압도적 다수대중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는 반 민생 반 서민 정책인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이 반발한다고 해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이들은 “1%를 위한 사회” 즉 “선진화”를 하루라도 빨리 이루기 위해 국민의 반발을 파쇼탄압으로 억압하며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을 볼 때 이명박 정권에게 불도저만 있을 뿐 토론과 민주주의는 없었다. 문제는 앞으로 3년도 그러할 것이라는 데에 있다.

21세기의 초입을 이러한 독재정권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우리국민들의 커다란 불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이명박 정권의 파쇼독재, 실용독재를 막아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절대 절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