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탐사는 제주도자연사박물관과 공동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장소는 상창곶자왈 - 병악과 한창로 주변 곶자왈 - 입니다.

병악은 상창 곶자왈의 탄생에 있어서 중요한 곳입니다. 작은 병악에서 분출한 용암이 큰 병악 앞에서 남서방향으로 굽이쳐 흘러 화순방향으로 향합니다. 이곳이 상창 곶자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악을 중심으로 하는 상창 곶자왈 탐사는 이러한 의미에서 중요성을 갖습니다.

눈보라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성적으로 곶자왈 알기에 나선 분들의 모습에서 곶자왈 사람들의 미래가 밝아 보입니다.

탐사를 끝내고, 몇몇 분이 모여서 이번 탐사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오름기행으로 오름이 파괴가 되듯, 생태관광으로 생태가 위협받듯, 곶자왈탐사가 곶자왈을 훼손하고 상업적으로 이용될수 있음에 대하여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곶자왈 탐사가 곶자왈의 가치를 탐색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이익과 상업적 모색을 위한 탐사로 활용될 경우, 곶자왈 탐사가 갖는 의미의 퇴색은
물론, 탐사를 통한 또 하나의 생태위협이 될 수 있음에 대하여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였습니다.

이에 대한 조속히 토의를 마쳤으면 하는 바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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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탐사기행도 제1회 탐사일지와 같이...제주투데이 좌승훈 국장(곶자왈사람들 이사)의 기사를
실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몇컷을 추가합니다.) 좌국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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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꼬마리, 마편초...곶자왈지대 외래식물 급속 확산
상창 곶자왈 탐사 "곶자왈을 피자조각처럼 갈라놓은 도로개발"

▲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작은 병악 - 이곳에 오늘의 첫 탐사지

한때 초속 17m의 바람이 불었다. 체감기온 영하 5.3도. 13일 오전 안덕면 상창리 큰 병악과 작은병악을 중심으로 상창곶자왈지대 탐사에 나선 (사)제주곶자왈사람들과 제주자연사박물관 생태문화 탐사팀 회원들은 매서운 꽃샘추위에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작은병악에 오르는 순간 날씨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미지의 숲'곶자왈'이 가슴 속으로 다가왔다.

이날 길잡이는 김봉찬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와 김대신 제주도수목시험연구소 연구사,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이 맡았다. 회원들은 이날 이들의 설명과 함께 곶자왈 지대가 한겨울에도 고온다습한 지역에 서식하는 양치식물이 자라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계절 활엽수림이 조성돼 먹이가 풍부한 곶자왈은 제주 생태계의 축으로도 중요한 곳이라는 점을 체득했다.

병악은 안덕면 상창리 산 2-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병악은 두개의 오름이 쌍둥이 같다는 데서 '갈른오름'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가운데 큰병악은 해발표고가 492m이고 작은병악은 해발표고가 473m로 두개의 오름이 모두 말굽형화구를 이루고 있다.


▲ 작은 병악 동쪽의 서영아리 오름 일대 풍경

작은병악에서 분출된 병악 곶자왈용암은 안덕면 화순리 방향으로 총 9㎞, 평균 1.5㎞의 폭을 이루며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상창·화순곶자왈이라 불린다.

병악 곶자왈용암은 윤상규 외(1987)가 화산암 절대연령 측정(K-Ar) 결과 약 3만5000년 전에 분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악곶자왈용암으로 이루어진 상창·화순곶자왈은 해안쪽으로 내려감에 따라 크기는 점차 감소하지만 두께는 두꺼워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말굽형 화구의 소병악에서 분출된 병악곶자왈용암이 서쪽으로 흐르다가 큰병악 앞에서 남서방향으로 굽이쳐 흐른 모습을 뚜렷이 관찰할 수 있으며, 이 용암이 하부로 흘러내린 모습이 고래등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가 하면 고래등 주위에는 지형자체가 상대적으로 낮아 매우 대조적인 요철(凹凸)지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이루고 있다.

고래등을 형성한 지형과 상대적으로 낮은 지형을 흘렀던 용암들이 요철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상부에서 흘러내린 커다란 용암판이 궤의 형태로 분포하고 있다. 궤의 내부에 쌓여 있는 암괴 사이의 공극을 채운 차가운 공기덩어리와 지표면의 온도차로 인해 궤 속의 공기들이 외부로 빠져나오면서 궤 속은 마치 석빙고를 연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고사리를 설명하는 김봉찬 대표)
동광검문소와 창천리를 연결하는 서부관광도로의 중간부분에 곶자왈의 속살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이 지역을 흐르던 곶자왈용암의 속살은 치밀하지만 용암이 냉각되고 수축하면서 만들어진 수직절리가 발달돼 있을 뿐만 아니라 곶자왈용암의 상부에는 블록(block) 형태의 암괴들이 얼기설기 얽혀있어 곶자왈용암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장소이다.


# 돌밭 위에 형성된 숲
상창·화순곶자왈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작은병악 서남쪽의 오름 아랫부분의 가파른 오름등성이에 때죽나무와 개서나무, 까치박달이 교목층을 이루고 상산과 사람주나무가 관목을 이루고 있다.

오름의 중턱에는 3～4m 크기 붓순나무 10여그루가 자생해 눈길을 끈다. 상록활엽수인 붓순나무는 제주 동부지역에서 일부 발견되기는 했으나 서부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작은병악 정상에서 바라본 상창·화순곶자왈은 멀리 산방산까지 쭉 이어지고 그 뒤로 펼쳐진 파란 바다와 하늘은 그 경계가 어딘지 궁금하게 만든다. 말굽형 분화구 아래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오르막길보다 훨씬 경사가 심하다. 오름 아래는 소나무와 잡목이 뒤엉켜 있다. 작은병악 분화구를 지나 북서쪽 경사면에는 참꽃나무와 때죽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참꽃나무는 양수식물인데 음지인 곶자왈에 서식하면서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북서쪽 경사면 아래에는 넓은 잎을 자랑하는 곰치가 넓게 자라고 있다. 돌담도 가지런히 있는 걸 보면 과거 민가가 있던 흔적임을 짐작케 한다.


큰병악 남서쪽 부근에는 단풍나무들과 때죽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작은병악 아래의 곶자왈 지형이 밋밋하다면 큰병악곶자왈은 작은 계곡을 연상케 할 만큼 높낮이가 뚜렷하다. 작은 계곡과 비슷한 지역에 사철란 군락지가 분포하고 있다. 사철란 주위에는 단풍나무도 군데군데 자라고 있었다.

안덕면 동광리 양잠단지를 지나 남쪽으로 이어진 시멘트 포장길로 들어서면 작은병악에서 흘러나온 곶자왈용암이 큰병악 서쪽을 돌아 남서쪽 화순리 방향으로 흘러내렸는데 작은 내를 경계로 곶자왈과 주변 지형의 구분이 뚜렷하다. 척박한 제주에선 어디든 농사지을 땅이 부족한데 이곳도 바로 곶자왈 코밑까지 경작하고 있다.

큰병악에서 남서쪽으로 1㎞ 가량되는 지점의 낙엽활엽수림지대를 지나자 언덕을 이루며 길게 흘러간 곶자왈용암이 눈에 띈다. 하지만 주변 함몰지가 그리 발달하지는 않아 동백나무 몇그루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큰병악 주변으로는 상하창공동목장이 자리잡고 있다. 지도에도 큰병악 주변에 초지나 경작지 표시가 뚜렷할 만큼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밭이나 목장으로 이용되던 지역이다.
▲ 어떤 동물이 살고 있을까?

지금은 목장 사용이 뜸해지면서 초지대에서 2차림으로 식생이 활발히 바뀌는 곳이다. 목장지대나 경작지에서 2차림으로 바뀌는 지형은 탐사에 가장 애를 먹인다. 청미래덩굴과 찔레, 꾸지뽕나무, 보리수 따위가 만들어낸 덩굴숲을 헤치는 일은 고역이다.

큰병악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깊이가 5m 가량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함몰지형이 분포한다. 여기에는 조록나무가 우점하고 있고 종가시나무나 식나무가 드문드문 상록활엽수림을 이루고 있다.
▲ 곶자왈 함몰지역. 나무가 바위틈을 뚫고 뿌리를 내렸음을 볼 수 있다.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주변 물줄기가 숨골로 흘러들던 흔적이 뚜렷한 커다란 바위를 감싸고 뿌리를 내린 팽나무 모습이 사람의 손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장관이다.

작은병악과 큰병악사이로 이어지는 이 지역 곶자왈은 낙엽활엽수 2차림과 잡목림이 분포하고 있는데 지형적인 영향으로 함몰지나 급경사를 이루는 지역에는 작은 규모로 상록활엽수림이 혼재한다. 2차림 대부분 지역에는 예덕나무, 팽나무 등 극양수의 2차림요소들이 우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 곳곳에는 경계를 표시하기 위한 돌담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보아 경작이나 화입, 방목 등 여러 형태의 인위적인 간섭이 많았던 지역으로 보이며 이러한 영향으로 팽나무와 예덕나무가 우점하는 2차림식생이 분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평탄지를 중심으로 예덕나무, 때죽나무, 팽나무, 까마귀베게, 산딸나무, 떡윤노리나무 등이 우점하며 방울꽃, 세뿔석위, 십자고사리, 쇠고비, 곰비늘고사리, 으름덩굴, 까마귀밥여름나무, 바위수국, 송악, 맥문동, 새우란, 큰천남성, 담쟁이 덩굴 등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곶자왈지형의 한 특징으로 볼 수 있는 함몰지형이나 경사지에는 조록나무와 종가시나무, 식나무, 동백나무, 생달나무, 참식나무 등이 분포하는 식생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역의 하층에는 식물의 분포가 단순한 편으로 곰비늘고사리, 마삭줄, 자금우, 멀꿀, 큰봉의꼬리, 모람, 바위손, 더부살이고사리 등이 분포한다.

병악오름에서 서남쪽으로 2㎞남짓. 도로에서 동남쪽인 동광리와 상창리의 경계지역에서 가시덤불을 헤치고 30여m를 가면 돌로 쌓은 후 그 위에 흙을 발라 만든 '숯가마'가 위치하고 있다.

크기는 대략 너비 3m, 높이 1.5m, 폭 2m 가량으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안쪽 벽면은 불에 달궈진 흙벽이 송이층처럼 적갈색을 띠고 사람이 손길이 닿자 쉽게 부서졌다. 숯가마 주위에는 작은 잣담들이 가지런히 쌓여있다.

이동시 할아버지(72·동광리)는 “제주의 올레처럼 쌓아진 잣담은 한국전쟁당시 군마를 관리하기 위해 주위 돌들을 가지런히 쌓은 것"이라며 "이 일대는 한국전쟁 때 모슬포항과 더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다"고 설명했다.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면 때죽나무와 예덕나무, 푸조나무, 단풍나무, 생달나무 등과 더부살이고사리, 쇠고비, 십자고사리 등의 고사리류가 넓게 퍼져있다. 이 지역의 곶자왈은 폭이 넓어지면서 더욱 치밀하고 교목층 형성수종이 다양하고 관목류와 덩굴식물의 분포가 많은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며 하층식물인 경우 더부살이고사리와 가는쇠고사리의 분포면적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 환경문제는 더 이상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 방법이나 법적인 판단을 통해 해결되어서는 안 된다

상창·화순곶자왈은 폭이 1.5㎞밖에 되지 않는다. 곶자왈을 사이에 두고 동광리와 서광동리, 상창리, 상천리, 화순리 등 마을이 몰려 있다. 그만큼 곶자왈 식생 파괴 우려가 높은 곳이다.

곶자왈 환경변화에 빠지지 않는 것이 도로다. 상창·화순곶자왈은 도로개설로 싹둑싹둑 잘린 형상이다.

동광리에서 상창리를 있는 왕복 4차선 도로가 곶자왈을 위아래로 갈라놓았고 그 밑으로는 서광동리와 상창리를 잇는 도로와 서광동리와 화순리를 있는 도로가 나있어 곶자왈은 피자조각을 잘라놓은 것 같다.
▲ 자연사박물관 앞에 있는 곶자왈 용암석. 제주해경이 밀반출 업자를 적발해 압수한 것이다.

동광-상창을 잇는 1116번 4차선도로에는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들이 공포감을 준다. 도로는 곶자왈에도 영영 이별을 안겨준 파괴자다. 도로 공사를 하면서 식생보호를 위해 동물이동통로 설치 등 최소한의 노력마저 없음이 아쉽다. 물론 이 일대 곶자왈을 파괴하는 것이 도로만은 아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채석장과 시멘트공장, 석재공장, 레미콘 공장 등이 들어서 마치 산업단지 같다. 특히 상창리 곶자왈내에 들어선 채석장은 규모가 큰 분화구를 보는 듯하다. 지난 90년부터 시작된 채석으로 4만9000㎡에 이르는 면적을 온통 파헤쳐 식생을 찾을 수는 없다.

회원들은 이날 탐사를 통해 환경문제는 더 이상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 방법이나 법적인 판단을 통해 해결되어서는 안 된다. 개개인의 삶 속에 녹아들어 하나하나의 실천으로 이어짐으로써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상창·화순곶자왈 북동쪽 일대는 식생이 복원되는 상태로 소나무 군락과 때죽나무, 예덕나무, 꾸지뽕나무, 청미래덩굴, 보리수나무 등 2차림 특성을 보여준다. 군데군데 돌무더기가 정돈돼 있는 것으로 봐 목장이나 경작지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상창리에서 서광동리로 이어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전형적인 곶자왈 특성을 보여주는 식물군락이 있다. 곶자왈용암으로 이뤄진 지형이 5m 높이 쯤되는 언덕을 만들며 곶자왈식물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언덕꼭대기에서부터 바닥까지 자리잡은 식물군락은 양치류 전시장과 같다. 세뿔석위와 석위, 바위손에서부터 콩짜개덩굴, 봉의꼬리, 큰봉의꼬리와 도깨비고비, 가지고비, 밤일엽 등 양치류 군락과 식나무와 종가시나무, 조록나무, 단풍나무, 때죽나무 등 활엽수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에도 신비롭다.
▲ 꾸지뽕나무(가시로 보말을 까먹었다고 함)

# 도꼬마리·마편초…곶자왈지대 외래식물 급속 확산

서광주변의 곶자왈은 입구가 평지처럼 보였지만 종가시나무 등의 상록수가 빽빽하게 발달하여 낙엽수는 숲 근처에도 자라지 못 할 정도가 되는데, 이곳은 교랠송당곶자왈처럼 표고가 높은 곳에서나 나타나는 단풍나무와 때죽나무 등 굵직한 낙엽 활엽수가 우점하는 독특한 식생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식생구조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북서측이 높고 남동 방향으로 경사진 지형의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제주도는 겨울철에 건조한 북서풍이 심하게 불기 때문에 본 곶자왈처럼 남동사면이 발달한 곳은 식물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곶자왈에서 제일 높은 곳인 북서측에는 유독 건조한 기후에 강한 석위군락과 그 바로 아래에도 건조한 기후에 강한 큰봉의꼬리와 도깨비고비 및 영주치자가 경쟁하듯 어우러져 있었다. 사면 중간에는 비교적 습한 곳에 자라는 가지고비고사리가 옆으로 뻗는 뿌리줄기를 이용해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 사면하단에서 바닥까지는 밤일엽이 온통 바위를 뒤덮고 있었다. 산양곶에서 보았던 곶자왈의 진면목을 다시 보는 듯했다.

두번째는 튜물러스 지형을 통해 계속 뿜어져 나오는 찬기운의 영향이다. 이런 찬 기운은 여름철에는 서늘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만들어 주변 공중습도를 높여 보다 다양한 식물이 살수 있게 하는 주 요인이 된다.


▲ 노루뿔을 봤다.

안덕면 화순리 논오름 정상부근에는 90년대 초부터 제주에 유입된 공단초(도꼬마리)와 마편초 등이 이미 상당부분을 잠식해 강아지풀이나 쇠비름, 방동사니 같은 토종식물은 자취를 감춰 버렸다. 귀화식물들은 대부분 사료나 목초씨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데 서광리 일대는 과거부터 축산업이 이뤄져 귀화식물들이 다량으로 자라고 있다.

귀화식물들로 인해 토종식물이 사라져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서광동리에서 산방산으로 이어지는 곶자왈의 하부는 급격한 지형적인 변화가 없고 인위적인 간섭의 영향으로 2차림식생을 형성하고 있다. 기반지형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암석으로 이루어져 더부살이고사리가 우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예덕나무, 푸조나무 낙엽활엽수종들이 우점하고, 참가시나무, 생달나무 등 상록활엽수는 경사지 등에 듬성듬성 분포하고 있다.

곶자왈숲의 가장자리에는 예덕나무, 자귀나무, 푸조나무, 꾸지뽕나무, 무환자나무, 팽나무 등 2차림을 구성하는 수종들이 우점하는데, 나무의 높이가 낮으며 흉고직경도 20cm 내외로 비교적 작은 개체들이 분포하고 있다. 점차 곶자왈 숲의 내부에는 이러한 양수들이 분포가 드물어져 참가시나무, 종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생달나무 등의 상록활엽수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분포영역은 좁은 편이다.

또한 초본층에는 완만한 경사로 인해 대부분지역에 비늘고사리, 후추등, 큰봉의꼬리, 쇠고비, 골고사리, 십자고사리, 송악, 가는쇠고사리 등이 분포하고 있으며 밤일엽, 골고사리, 석위, 돌토끼고사리 등이 드물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더부살이고사리가 이 지역에 이르러 아주 번성하고 있는데, 이 지역이 해발고가 낮으며 경사가 급하지 않고 크기가 작은 암석류들이 기저부를 형성하고 있어 그 분포가 많은 것으로 보아진다.

# 숯가마(숯굽궤)…숯은 단순히 나무를 태운 물질이 아니다

숯가마는 불이 귀했던 시절 나무를 적당히 태워 숯을 구운 후 팔아 생계를 꾸리던 중요한 수단이었다.

일명‘숯굽', '숯굽궤'라 불리는 동광리 숯가마는 조선시대 말엽 대정읍 신평리의 옹기를 만드는 부드러운 흙을 운반해 약 100년 가량 사용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통 12～14살이 되면 숯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보통 10명 가량의 사람들이 공동으로 작업을 했으며 가마에서 검은 연기가 나면 숯을 태우는 것이고 불색깔이 파랗게 되면 네 개의 구멍을 모두 막아 불을 꺼 숯을 만들었다.

숯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20～30㎝ 길이로 자른 후 숯가마 속에 둥그렇게 쌓아올린다. 나무를 잘 태우기 위해 건초처럼 불이 잘 붙는 것을 그 위에 덮어 올리고 숯가마 안쪽 벽에는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흙을 바른다.

동광리 숯가마에서는 보통 10가마니 미만의 소규모로 숯을 생산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나무를 대략 24시간 정도 태우고 가마 내부에서 넓게 편 후 24～48시간을 기다리면 숯이 만들어진다.

동광리 숯가마는 4·3사건과 한국전쟁을 거쳐 60년대 초반까지도 사용되었으며 숯을 팔아 보리쌀로 바꿔다 먹을 정도로 소중한 것이었다.

# 용암돔으로 이루어진 산방산(山房山)

산방산은 조면암으로 이루어진 용암돔으로 제주도의 남서부인 안덕면 사계리 해안변 평지에 우뚝 솟아 있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조망이 가능하며 특히 송악산에서 조망하면 종모양이 뚜렷한 종상화산체(鐘狀火山體)이다. 산방산의 표고는 395.2m이고 비고는 345m이다.

산방산을 구성하고 있는 조면암을 포타슘-아르곤 법(K-Ar method)으로 측정한 절대연령값은 원종관 외(1986) 가 해발 30～40m 부근에서 채취한 암석이 0,747±0.023Ma, 이동영 외(1988)가 해발 50m에서 채취한 암석이 0.870Ma로 나타나 최소 74만년전에서 87만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용암돔으로 만들어진 산방산 전체에 주상절리(柱狀節理)가 잘 발달되어 있으며 남측 절벽 해발 150～300m 사이에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풍화혈이 발달되었다. 또한 해발 150m 부근에 길이가 대략 10m, 너비와 높이가 대략 5m인 해식동굴(海蝕洞窟)인 산방굴이 위치하고 있다.

산방상 정상에는 구실잣밤나무, 까마귀쪽나무, 생달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등의 상록수림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암벽에는 섬회양목, 지네발란 등의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182-5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 제주생태계를 지켜온 영원한 생명력 곶자왈

곶자왈은 최근 도로가 뚫리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법적으로 개발가능한 지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숲을 허물고 골프장과 채석장, 심지어 혐오시설인 쓰레기매립장까지 들어서고 있다.

늦었지만 곶자왈 보호를 위한 식생과 지질 등 종합적인 학술조사가 시급하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번 탐사에서 보듯 여행업계 조사자들이생태관광 차원에서 곶자왈 탐사에 동행하고 있다. 곶자왈의 위치와 접근 통로, 식생 분포 등이 생태 관광용으로 대중화된다면 자칫 제주의 오름처럼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같은 탐사활동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