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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태이야기
글쓴이 곶자왈 (gotjawal@gotjawal.com)  
구분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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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2 오후 1:26:00


납읍 금산공원



우째 이런 일이··· 금산공원엘 너무 많이들 다녀가셨나요? 9월30일 정기탐사지인 납읍 금산공원으로 향하기 위해 야구장 앞으로 나온 사람은 강일호 선생님 단 한분이십니다. 그러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건 바로 이런 것. 해설을 맡으신 김봉찬 (사)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와 현장으로 직접 나온 다른 회원 한 분, 사무실 식구 둘, 그리고 즉석에서 참여한 금산공원 관리인, 모두 6명으로 아담한 스터디 그룹이 만들어졌습니다.


숲의 경계면에서부터 해설이 시작되어 중앙 계단의 중간지점에 옹기종기 자리 잡기까지 이날 움직인 거리는 대략 20m 남짓. 그러나 대표님이 풀어놓은 숲과 나무의 생태이야기에 흠뻑 빠져 2시간이 언제 흘러간 줄도 몰랐습니다.



금산공원의 공식적 명칭은 납읍 난대림지대입니다. 후박나무와 종가시나무, 생달나무 등이 우점하는 상록수림지대로 전형적인 난대림상을 이루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 문화재로 지정·보호되고 있습니다. 애월곶자왈의 끝자락에 위치하는 금산공원은 오랜 기간 마을차원에서 보호되어왔으나 아쉽게도 마을과 과수원, 학교 등으로 포위되어 섬처럼 고립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과제는 숲과 경계를 이루는 도로에서 숲을 바라보며 다른 곶자왈의 가장자리와 다른 점을 찾는 것입니다. 곶자왈 숲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사람의 간섭을 방해하는 가시덤불과 관목이 없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대표님은 도로방향으로 마치 분재와 같이 가지가 수평으로 뻗은 팽나무 거목의 수형도 눈여겨보라고 합니다.


나무가 어릴 때는 햇볕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수직 성장하지만, 수령이 높아져 주변 나무에 비해 키가 커지면 광량을 두고 경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평으로 성장합니다. 나무는 주변 식생의 키만큼만 자라며, 이후에는 가지가 수평이나 아래를 향해 뻗고, 이렇게 수간폭을 넓혀 복층을 형성함으로써 아래에 도달하는 햇볕을 차단하여 나무 아래 식생들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위로 성장하는 키다리 식물인 플라타너스나 백양나무 등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땅 밑의 뿌리도 길게 자라야 합니다. 화산석으로 이루어져 흙이 부족한 제주도의 지질과 바람이 많이 부는 기후에는 키다리 식물은 자라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15m이상 성장하는 나무가 드물고, 폭낭과 같이 제주도의 지질이나 기후에 적합한 수종들이 잘 자라며 우리는 이들을 자생식물이라고 부릅니다.



식생천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숲의 가장자리에서는 뿌리가 길고, 씨를 많이 뿌리며 공격적으로 생존하는 예덕나무, 누리장나무 등이 자랍니다. 숲 가장자리 나무들이 일직선으로 곧게 자란 곳은 어린 숲이거나, 사람에 의해 훼손된 숲을 의미합니다. 한편 햇볕과 바람이 없는 숲의 중앙 낮은 곳에는 욕심이 없는 음수(복수초, 애기괭이밥, 노루귀, 족도리풀) 등이 자라며, 연약해 보이는 이러한 풀들이 생명력은 오히려 더 강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숲에는 중앙과 가장자리, 상층, 중간층, 하층 등 환경에 따라 적응한 수종들이 서식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라 제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숲 주변을 인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자연을 사람의 기준으로만 재단하는 어리석은 일로 여겨집니다.



칡은 숲의 깡패로 불리기도 합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성질이 강한데서 얻은 별명인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소먹이로 베어냈으나, 이후 번성하여 다른 식생들을 덮어버림으로서 칡의 정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칡에 덮인 나무를 위해서는 칡을 잘라주는 것이 좋으나 숲 전체와 산림보전을 위해서는 자르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천지연 주변 난대림 속의 칡은 구실잣밤나무을 위한 보금자리를 형성하기도 하며, 칡을 자르면 음수들이 살아나 크게 성장하면서 숲에는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대표님이 쇠무릎과 주름조개풀을 가져와 계단에 걸터앉고, 우리들도 그 주변으로 둘러앉았습니다. 쇠무릎은 마디가 사람의 무릎 모양이며 제주에서는 말모작풀로도 불립니다. 주로 소에 붙어서 씨가 옮겨집니다.



주름조개풀은 바람을 매개로 수분되어 풍매화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을 꼬드기기 위해 두 갈래 암술이 흰색 털로 덮여있습니다. 보통의 암술머리가 끈적거리는데 반해 바람에 가볍게 날아다니도록 털로 되어있는 것입니다.



금산공원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후박나무 거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껍질에 약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벗겨져나가면서 후박나무들이 많이 희생되었지만 이곳의 후박나무는 마을의 보호를 받으며 잘 자라나 곳곳에서 두 팔을 벌리며 우리를 맞아줍니다. 보통의 종자들이 10~11월에 익는 것에 비해 후박나무 열매는 빨리 익어 8월에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는 가을 열매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열매가 희귀한 시기에 새들의 먹이가 되려는 노력입니다. 상동은 후박나무보다도 성격이 더욱 급해 다른 식물이 꽃 피우는 시기인 6월에 벌써 열매를 맺습니다. 이와 같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동·식물들은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때로는 경쟁하며, 때로는 협력하며 어우러져 살아갑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는 끝이 나고, 일행 중 일부는 데크를 따라 한 바퀴를 돌고 재잘거리며 내려옵니다. 주위의 풀과 나무도 함께 재잘거리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 가운데 뭔지 모를 여운이 많이 남는 탐사였습니다.



해설: 김봉찬 공동대표


정리: 신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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