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은 개발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고 해안변은 땅값이 비싸고 민원 때문에 개발업자들이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곶자왈은 전혀 다릅니다. 제주도민들은 곶자왈을 개발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땅값이 비교적 저렴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국유지나 도유지 또는 마을목장 소유의 대단위로 면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개발업자들이 손쉽게 땅을 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생태 환경이 너무나 좋아 골프장을 일단 만들어 놓으면 그 가치는 엄청나게 뛰게 됩니다. 이를 모를 리가 없죠. 너도나도 곶자왈에 달려드는 형국이었던 것입니다."

"국제자유도시를 발전 전략으로 내걸고 국내·외 자본 유치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제주도 입장에서는 골프장 개발업자들이야말로 구세주였던 것입니다. 돈을 벌겠다는 개발업자와 자본을 유치하려는 제주도 당국의 이해가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곶자왈였던 것이죠. 여기에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환경보호를 우선으로 생각하던 주민들까지도 서서히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환경 보호도 좋지만 환경이 밥을 먹여 주는 게 아니지 않으냐"는 상황론이 한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교적 양심적인 제주도민의 말이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돌과 풀과 나무만 있다고 곶자왈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생하는 풀과 나무가 비슷하다고 해서 원시림으로 분류하여 곶자왈로 편입시키려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

지역마다 땅밑에 감춰진 토양과 수질, 범위를 정확한 전문가들의 조사와 탐사를 통해서 세밀한 분석과 연구로 이루워진 진단이어야 잡음이 없다.

곶자왈..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적혀있다. 원시림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다른 사전에서는 제주도에 있는 독특한 화산지형으로, 희귀종이 많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및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곳.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곳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제주 고유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우선 곶자왈을 생각해보기전에 공유화 재단의 의미부터 생각해보자. 어떤 것을 둘 이상이 공동으로 소유하게 되면 共有化라 말하는데 국가나 공공 단체의 소유가 되면 公有化라 부른다. 과연 共有化인가? 公有化인가?

예를 한번 들어보자.

40년 교직 생활이나 30년 공무원 생활하다가 퇴직금을 받았다. 노후대책으로 그토록 선전을 해대는 제주도 땅에 투자를 하였다. 그러나 그곳이 곶자왈지대란다. 어찌해야할까? 남의 일이니 그저 모르는체 방기하며 공유화(共有化)해야할까?

곶자왈의 60%가 사유지이다. 즉, 곶자왈지대도 엄연한 사유지인 것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처럼 제주도민의 공동 소유가 되려면 합당한 댓가를 치뤄야 되지 않겠는가? 남의 재산을 함부로 탐하는 것은 도둑심보이다.

평생을 바쳐 모은 돈과 황혼의 늙음과 미래를 위하여 투자한 것이 왜 하필 곶자왈인가? 그 잘못의 책임은 무조건 본인에게만 있는 것인가? 그토록 광고를 해대며 투자하라고 할때는 언제고 제주도민의 환경과 생태계 보존의 가치를 따지는 지금에 와서 무조건 욕심을 내어 형평성을 잃는다면 그게 야바위꾼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그래서 제안을 해보는 것이다. 가령 100평의 땅을 샀다면 50% 즉, 50평은 제주도에 증여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50평은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여 대체할 땅이나 주택을 마련하여 소유비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준다면 찬성하는 땅 소유자는 상당히 많을 것이다. 또한 대체할 부지에 국가나 공공 단체들이 앞장 서서 도로를 내주고 수도나 전기, 가스, 시설 등 각자 일부를 맡아 부담해준다면 곶자왈 지역의 귀속은 쉽게 이루워질 것이다.

이처럼 곶자왈 보호도 하면서 육지인 투자자의 유치를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더구나 세계7대자연경관 제주도 선정에 대해 과도한 포장을 했었고 유네스코(unesco) 3관왕을 테마로 언론 팸투어를 진행했었다. 거기에 현혹이 되어 투자한 사람도 꽤 있다. 그래서 청정자연지역 제주도라는 말만 들으면 정신줄을 놓는 사람들이 많았다.

권력과 돈으로 해결을 해대는 사람들로 인하여 곶자왈이 골프장으로 테마 투기장으로 변해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섰던 사람들이 바로 제주도를 이끌던 사람들이다. 개발허가를 내준 사람들이 바로 제주도민 중에 정치나 행정을 보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안면몰수하고 있는 현실에 와 있는 것이다.

사업성이 있다는 홍보와 함께 제주도민의 정치인과 제주특별자치도의 공무원들이 나서서 투자를 부추기고 허가를 내준 것도 사실이다. 소득을 만들 수 있다는 광고와 노후대책이 된다는 선전들로 인하여 이래저래 속아서 제주도 곶자왈 지역에 투자를 한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적으로 항의하고자 곶자왈지대를 방문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대적인 마찰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주도하던 몇개의 개발사업도 곶자왈을 파헤친 사례로 꼽는데 설득력을 가지려면 어느 정도의 양보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호혜의 관계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바로 공유화(公有化)의 정신이다. 국가나 공공 단체들이 적극 나서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래서 뒷짐만 지지말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과 시스템을 마련하여 상생의 제주도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제주도 땅 한평사기 운동같은 트러스트도 좋고 환경단체로 이루어진 곶자왈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좋다. 공유화재단이 설립된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자연경관 보호, 수자원 보호, 생태계 보호 모두가 좋은 말이다. 그러나 누구의 땅과 재산을 압류할 것이고 저당잡을 것인가? 오로지 타지 육지인들의 땅을 빼앗고자 하는 것, 잘못된 투자자들의 원망과 눈물을 모르는체 외면하는 것이 진정한 공유화인가? 제주도가 국민으로 신뢰와 사랑받는 지자체가 되기 위해서는 과연 共有化로 할 것인가? 公有化로 할 것인가? 깊이 고민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