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눈에 흔히 보이는 식물은 인간이나 동물에 비해 매우 쾌적하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식물은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 때문에 인간이나 동물처럼 걷거나, 뛰거나, 날지 못하여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나뭇가지와 잎을 흔들며 자연에 순응하여 살아간다. 이렇듯 자신이 태어난 장소에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녹색’이라는 비밀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채마의 꽃]

녹색을 띠는 식물체들은 태양을 먹고 살아간다. 여기서 ‘태양을 먹고 산다’라는 이야기는 정말로 태양을 삼키는 것이 아니라 태양에서 발생된 빛이 1억 5천만 Km를 8분간 비행하여 녹색을 띤 지구라는 행성에 도착한 빛을 이용하여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고체와 액체의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체상태의 대기층은 태양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기 때문에 지구표면에는 우리눈에 무지개빛으로 보이는 빨강색, 주황색, 노랑색, 녹색, 파랑색, 보라색의 태양광선만이 도착한다.

지표면으로 들어 온 빛의 일부분은 식물체의 엽록소에 흡수된다. 식물은 왜 1억 5천만 Km를 날아 온 빛을 흡수할까? 식물은 자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어서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식물이 만들어낸 영양분은 인간과 동물에게 빼앗기게 된다.

식물체의 엽록소는 빛을 이용하여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와 물분자로 부터 포도당이라는 영양분을 생산해 내는 光合成을 하는 것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함으로써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을 제공해 주고, 숨을 쉬면서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산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이산화찬소를 제거시켜줌으로써 지구의 환경을 보호해주는 환경보호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식물체에게 우리들의 생명을 담보시켜놓고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들이 먹이를 먹기 위해 먹이통을 향해 달려들듯이 식물의 잎은 빛을 먹기 위해 태양을 향해 두 팔을 벌린다. 식물의 잎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며 옆에 있는 다른 식물보다 더 많은 빛을 얻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이기도 하는데 마(Dioscorea batatas)와 같은 식물은 큰 나무를 휘어 감으면서 기어올라 태양빛을 얻기도 한다.

[하늘을 향해 소나무를 감싸며 올라가는 마의 줄기]

[또 다른 덩굴식물인 칡과 경쟁을 하며 태양을 잡아먹기 위해 올라가고 있는 모습]

마는 마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 풀로서 산약, 산우(山芋), 서여(薯囊)로 불리워지고 있으며 지상부는 산약덩굴과 지하부는 뿌리로 나누어진다.

4월초에 파종하고 6~7월에 작은 꽃이 핀다. 꽃은 단성화로 잎겨드랑이에서 1∼3개씩 수상꽃차례(穗狀花序)를 이룬다. 수꽃이삭은 곧게 서고 암꽃이삭은 밑으로 처진다.

잎은 삼각형과 유사한 심장 또는 하트 모양이며, 잎자루는 잎맥과 더불어 자줏빛이 돌고 잎겨드랑이에 주아(珠芽)가 생긴다.

열매는 삭과(殼果)로 3개의 날개가 있고 종자에도 막질의 날개가 있다.

11월이 되면 산약덩굴을 걷고 땅속에든 산약뿌리(마)를 수확한다. 마(산약뿌리)는 회갈색이며 육질이 약해 잘 부러지는 특성이 있다. 산약뿌리는 덩이뿌리로서 마, 생마, 산마, 참마라고 부르며, 건조시킨 뿌리는 한방에서 한약재로 쓰이는데 산약(山藥)이라고 한다.

마의 효능

● 식욕이 감퇴하여 원기가 부족할 때는 연밥, 인삼 등과 함께 달여 먹으면 좋다.

● 정액이 새거나 잠잘 때 식은땀을 흘릴 경우 숙지황, 산수유 등과 달여 복용한다.

● 당뇨병에도 매일 달여 장기간 차 대신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 두뇌가 좋아지며 발육이 좋아져 수험생간식으로 좋다.

● 소화불량, 설사에 좋으며, 기력을 증진시켜 준다.

● 강장, 미용, 해열 등의 작용이 있으며 근육과 골격, 심장, 뇌 등을 튼튼하게 하며, 기억력이 나쁜 건망증을 고치며 잠자면서 맥없이 나오는 몽정, 유정 그리고 신경쇠약증도 고친다.

● 주요성분은 전분, 당분(포도당, 과당), 점액질(뮤신이라는 단백질), 글루고사민, 타이로산, 로이신, 프루타민산, 아르기닌 등아미노산 및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제등이 들어있다.

● 뮤신이라는 성분은 위약이 위를 부식시키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마의 복용을 통하여 뮤신을 섭취하게 되므로 위벽보호, 소화성 귀양을 예방할 수 있다.

●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영양식으로 좋으며, 과도한 스트레스, 노이로제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건강식이다.

● 어린이의 두뇌 발달을 촉진하며, 폐와 기관지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마를 썰어 넣고 죽을 끓이거나 마와 구기자를 함께 끓여서 스프를 만들어 먹이면 좋다.

● 흡연으로 목이 답답한 사람, 술 마시고 속이 불편할 때 마를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 생활에 활력이 없을 때나 원기회복에 아주 좋다.

● 특히 남성들의 정력증강 및 원기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 동의보감에 의하면 ”마죽은 능히 폐를 튼튼하게 하며 기운을 돋운다. 마의 생것을 껍질을 벗겨서 돌 또는 깨끗한 기왓장 위에서 찧어서 죽처럼 만든 것 2홉에 꿀 2 숟가락, 우유 1 종지를 섞어 약한 불 위에서 끓여 푹 익게 한 것을 흰 쌀 한 사발에 넣어 잘 섞어서 먹는다”고 기록되어있다.

마에 얽힌 사명대사 이야기

"사명대사님! 큰일났습니다. 식량과 무기를 갈취당했습니다… 벌써 이틀씩이나 굶주리고 있는 와중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중이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금강산을 떠나 1,500명의 승군을 이끌고 평양성 탈환을 위해 선발대로 달려온 사명대사는 할 말을 잊었다. 관아의 관군은 모조리 도망친 터였기에 어디로부터도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잘 알았소. 부처님은 우리가 왜군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도우실 거요. 3일만 더 버텨도 화공으로 왜구를 무찌를 터인데…" 하며 못내 아쉬워했다. 깊은 밤, 잠을 못 이루던 사명대사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빨리 끝내야 한다, 아미타불!''''''''''''''''을 되뇌이며 대동강변 모래밭을 무심코 걸을 때였다.

발부리에 채이는 덩어리를 당겨보니 모래흙뻘 속에서 고구마 같은 뿌리가 뽑히는 게 아닌가! 급히 비장과 수하스님을 불러 밤새 채취한 그것은 마였다. 마죽을 배불리 먹은 승군은 다시금 활기를 되찾았고, 승군이 허기에 지쳐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야밤에 기습한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서동요에는 마를 캐는 마동이가 등장한다. 이렇듯 마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 활용되어 왔다. 식용으로 쓰이는 부분은 뿌리 부위로, 채취하는 시기는 겨울 동짓날 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