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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주의 희귀식물 검은재나무
글쓴이 곶자왈 
구분 식물
2008-06-03 오전 10:48:08

보호구역 설정.생태벨트화 등 검토해야 
[김봉찬의 제주희귀식물]검은재나무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날이 더워지고 있다. 봄이다 싶더니 금세 여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여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돈네코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가 그리워진다. 울창한 상록수림의 그늘 아래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으면 그 맑은 기운이 온 몸을 타고 돌아 머리끝까지 시원해진다. 상상 속에서는 이미 발끝으로 물이 흐른다.
 돈네코 계곡은 상록수림이 발달한 곳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록수림하면 푸른 잎을 달고 있는 큰 나무들과 어둑어둑한 숲의 내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저마다 개성이 다른 식물들이 서로 다른 색채와 질감을 뽐내고 있다. 게다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백나무는 크고 붉은 꽃을 피우지 않는가.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곳에 검은재나무가 있다.   




 



 검은재나무(Symplocos prunifolia Siebold &Zucc.)는 노린재나무과의 상록교목이다. 상록수림 안에서 검은재나무가 가장 돋보일 때는 개화기이다. 4~5월경 꽃을 피우는데 상록수림 안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화사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얀 꽃이 가지가지마다 피어나 나무를 온통 뒤엎는데 눈꽃이 쌓인 것도 같고 커다란 솜사탕인 것도 같고 천사의 이부자리인 것도 같은 것이 정말이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다.
 검은재나무가 자생하는 곳은 돈네코 계곡과 선돌~남서교 일대의 반경 2km구간이다. 필자가 느끼기에 개체수가 500주 이상은 되는 듯하다. 큰 나무인데다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 훼손이 된 사례는 없으나 자생지가 워낙 제한적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이다.
 검은재나무는 구실잣밤나무림과 어우러져 부분적으로 점생하는데 유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자생지내에서 계속해서 세대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생지와 유사한 환경인 수악교, 강정천, 천지연계곡, 안덕계곡 등의 난대림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으니 그것이 의문이다. 열매의 과육이 발달하는 것으로 보아 새에 의해 종자가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 돈네코와 선돌 이외의 알려진 자생지가 없다. 
 일본에도 검은재나무가 자생하는데 제주보다는 분포지가 많다.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정원수로 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검은재나무는 산등성이나 구릉지의 정상부의 건조한 곳에 자생하는데 지면을 따라 발달하는 굵은 뿌리와 두터운 질감의 잎은 그러한 컨디션에 적응한 결과라고 되어있다. 제주에서도 자생지 내에서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의 암반 틈이나 사면 부근에 자생하는 것을 보면 음수이면서도 건조한 컨디션에 자생하는 생육특성이 있는 듯하다.
 검은재나무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필자를 비롯해 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정보가 많지 않은 식물이다. 생태적 특성이나 분포현황 등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검은재나무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도 전무하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검은재나무가 자생하는 지역이 환경부법정보호식물로 지정된 한란, 무주나무, 죽절초, 죽백란 등과 같은 일대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 일대를 특정한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게다가 검은재나무의 원예적 가치는 대단하다. 상록수 중에 이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는 나무는 극히 드물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파종과 삽목을 시도해 보았는데 경험이 부족한 이유로 애를 먹었으나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어렵지 않게 번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호와 보존은 훼손이 되고 멸종 위기에 처해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검은재나무 일대의 보호구역설정 혹은 생태벨트화 방안 등을 통해 검은재나무를 알리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일을 서둘러 시작해야 할 것이다.  


 2008년 06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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